“주가조작범들 이제 큰일 났네” 패가망신 현실로…대통령실까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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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포상금 상한
주가조작(CG)/출처-연합뉴스

수천억 원대 주가조작을 적발해도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은 고작 30억 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2월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행 주가조작 포상금 제도의 실효성에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며 제도 개선을 주문했다. 미국이 내부고발자에게 약 3,700억 원을 지급한 사례를 거론하며 “상한 없는 과감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강 실장은 “주가조작 세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존재는 치부를 낱낱이 알고 있는 내부자”라며 내부고발자 확보가 주가조작 적발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행 제도로는 숨은 내부자들을 깨우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회의에서는 금융위가 아닌 경찰에 신고할 경우 예산 소관 문제로 포상금을 받지 못하는 ‘칸막이 행정’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됐다. 신고 경로에 따라 보상이 달라지는 구조적 모순이 내부고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3,700억 vs 30억… 극명한 격차

주가조작 포상금 상한
에릭슨/출처-연합뉴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스웨덴 통신장비업체 에릭슨의 뇌물 지급 사건을 신고한 내부고발자에게 2억7,900만 달러, 한화로 약 3,700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SEC는 벌금과 과징금이 100만 달러 이상인 사건에 대해 회수한 부당이익의 10~30%를 상한 없이 포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주가조작 규모와 무관하게 포상금 상한이 30억 원으로 고정돼 있다. 수천억 원대 주가조작 사건을 제보해도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동일하다. 강 실장은 “부당이익의 최대 30%까지 상한 없이 지급하는 과감한 제도가 ‘주가조작 패가망신’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미국 사례를 언급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사건 규모에 비례하는 차등 포상금 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포상금이 클수록 내부고발의 동기가 강해지며, 이는 곧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예방적 억지력으로 작용한다는 논리다.

신고처 따라 ‘포상금 로또’

주가조작 처벌 강화
금융감독원/출처-연합뉴스

현행 제도의 또 다른 맹점은 신고 경로에 따른 차별이다. 주가조작을 금융위원회에 신고하면 포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경찰에 신고하면 예산 소관 문제로 포상금을 받지 못한다. 같은 내용을 제보해도 어디에 신고하느냐에 따라 30억 원 수령 여부가 갈리는 셈이다.

강 실장은 이를 ‘칸막이 행정’이라고 비판하며 관계기관에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검토하라고 주문했다. 중앙부처별 예산 독립성에서 비롯된 이 구조적 문제는 내부고발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신고 자체를 망설이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현재 분야별로 다양한 신고포상제를 운영 중이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불법브로커 적발 시 최대 200만 원, 불법스포츠토토 운영자 신고 시 최대 2억 원을 지급한다. 주가조작 포상금이 30억 원인 것을 고려하면 사회적 해악도에 따른 차등화는 이루어지고 있으나, 상한 폐지 논의는 본격화되지 않았던 상황이다.

내부고발자 보호, 포상금만큼 중요

주가조작 포상금 상한
강훈식 비서실장/출처-연합뉴스

금융감독위원회는 2026년 1월 21일 주가조작 근절 합동대응단 확대를 발표하며 단속 강화 의지를 밝혔다. 강 실장의 이번 발언은 단순 적발을 넘어 예방적 억지력 강화로의 정책 전환을 시사한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포상금 상향만큼 내부고발자 보호 제도의 강화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신고자 익명성 보장, 신고 후 불이익 방지, 보복 행위에 대한 강력한 처벌 등 제도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실장은 “숨은 내부자들을 깨울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이 되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검토해달라”고 관계기관에 당부했다. 30억 원 상한 폐지 또는 상향, 신고 경로 통일화, 사건 규모에 비례하는 차등 체계 도입 등이 주요 개선 방향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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