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질게 터졌다”, “줄줄이 반토막”…애플에 이어 삼성은 더욱 ‘참담’

스마트폰 시장 급랭
미국 관세가 만든 파장
화웨이 급부상 경고등

스마트폰 업계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시장을 이끌어온 애플과 삼성이 동시에 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두 기업의 올해 성장률 전망이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다.

양대 거인 동반 추락의 충격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가 4일 공개한 보고서는 업계에 충격을 안겼다.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 전망이 기존 4.2%에서 1.9%로 절반 이상 축소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업계 선두 기업들의 개별 전망이다. 애플의 경우 올해 출하량 증가율이 당초 4%에서 2.5%로 낮아졌다. 삼성은 더욱 참담하다. 기존 1.7% 성장 전망이 아예 0%로 떨어져 성장 없는 정체 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이즈 리 부국장은 이러한 전망 하향의 배경을 명확히 제시했다.

그는 “애플과 삼성이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관세 부담이 성장률 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북미뿐만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일부 지역의 수요 위축도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관세가 만든 불확실성의 그림자

문제의 발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서 시작됐다. 그는 지난 4월 전 세계 수입 상품에 대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과 일부 전자제품을 예외로 분류했지만, 이후 입장을 바꿔 해외 생산 후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최소 25%의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특히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애플과 삼성에게는 치명적인 타격으로 작용하고 있다. 관세 부담이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소비자 구매력 저하를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은 아니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의 경우 아이폰16 시리즈의 인기와 신흥 시장에서의 고가 모델 수요 증가 덕분에 작년 대비 출하량은 여전히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화웨이의 예상치 못한 역습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기업이 있다. 바로 중국의 화웨이다. 카운터포인트는 화웨이의 올해 출하량이 전년 대비 11%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성장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고서는 “연말까지 화웨이 주요 부품의 공급 병목 현상이 해결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국 내 중저가 시장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는 수년간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겪었지만, 2023년 8월 메이트60 시리즈 출시를 기점으로 놀라운 반등에 성공했다. 자체 개발한 반도체 기술을 통한 초고속 데이터 연결 기능이 스마트폰 판매 회복의 핵심 동력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25년 1분기 화웨이는 중국 시장에서 강력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전 세계 주요 브랜드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했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 급상승과 함께 부품 공급 안정화, 중저가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는 이제 새로운 판도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 강자들의 성장 둔화와 중국 기업의 부상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향후 시장 경쟁 구도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