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전세 막히자 빌라서 ‘버텼다’…계약갱신청구권 사용 40%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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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청구권 사용 증가
연합뉴스

아파트 전세 시장 위기가 빌라(연립·다세대) 임대차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올해 1~4월 서울 빌라 임차인의 계약갱신청구권 사용 건수는 4,18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011건)보다 39.1% 급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는 아파트로의 주거 상향 이동이 막힌 세입자들이 기존 빌라 계약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전세 매물 씨 마르자 빌라로 수요 쏠려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 6,348개로, 작년 말(2만 3,263개) 대비 29.7% 줄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확대와 대출 규제 강화가 맞물리며 신규 전세 공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 아파트 임대인들이 전세 대신 월세를 선택하는 이른바 ‘월세화 현상’까지 겹치면서 전세 공급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월세화 가속 속 빌라 임차 시장 / 뉴스1

빌라 전세가 2022년 수준 회복…월세화도 뚜렷

수요가 빌라로 집중되면서 임대료 부담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4월 서울 빌라 전세가격지수는 100.57로, 전세사기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22년 12월 수준에 근접했다.

아파트와 마찬가지로 빌라에서도 월세화 흐름이 뚜렷하다. 올해 1~4월 빌라 월세 계약은 2만 9,9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반면 전세 계약은 같은 기간 2만 4,953건에서 1만 8,693건으로 25% 감소했다.

공급 급감이 더 큰 문제…청년·저소득층 주거 선택지 ‘좁아진다’

뉴스1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절벽이 더 심각한 문제로 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 준공 물량은 4,858가구로 전년 대비 20.7% 감소했다. 2018년 3만 5,006가구에 달했던 공급은 현재 4,000가구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원자재·인건비 상승과 고금리,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경색이 겹쳐 비아파트 건설 여건이 빠르게 악화된 결과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빌라 공급 감소와 월세화까지 겹치면서 기존 계약을 연장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으로 빌라 임차인의 상향 이동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비아파트 공급 감소가 지속되면 청년과 저소득층의 주거 선택지가 더 좁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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