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유와 나프타 공급이 각각 80%, 90% 수준에 그치는 가운데, 정부가 물가 전반에 대한 상승 압력을 경고하며 총력 대응에 나섰다. 분기 대비 100%를 넘어선 나프타 가격 급등은 석유화학 전방산업 전체에 파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 회의에서 “원유 등 국제가격 상승에 따라 물가 전반에 대한 상승 압력이 있다”며 “물가 관리에 정부가 전력을 다해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정경제부를 비롯한 관계부처에 석유화학 제품과 농수산물·식료품 등의 가격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가격 안정화 대책을 강구하라고 주문했다.
나프타 가격, 분기 대비 두 배…공급 부족 ’10~20%’는 현재진행형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일시적 가격 변동으로 보지 않는다. 지난 4월 기준 나프타 국제가격은 톤당 1,088달러로, 분기 대비 100.4% 급등한 상태다. 중동 지역의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되면서 국내 석유화학 원료의 수급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원유 80%, 나프타 90% 수준의 공급 물량을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10~20%의 부족분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김 총리도 “여전히 안심하기는 이르다”며 수입선 다변화 등 추가 물량 확보를 강하게 촉구했다.
4월 15일부터 매점매석 금지…에틸렌·나프타 등 7개 품목 규제망
정부는 이미 지난달 15일부터 석유화학제품 원료의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 규정을 시행 중이다. 오는 6월 30일까지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등 나프타 유래 7개 기초유분이 규제 대상에 포함됐다.
재고 보관 상한선은 전년도 동기 대비 80%로 제한되며, 수입신고를 30일 이상 지연할 경우 과세가격의 최대 2%(한도 500만원)의 가산세가 부과된다. 한국화학공학회는 이 같은 조치가 시장 투기를 원천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공급 차질이 단순 가격 상승을 넘어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30조원 자금 투입·K-관광 반사이익…위기 속 새 변수도
금융안정반은 이날 회의에서 정책금융기관과 은행권을 통해 현재까지 약 30조원의 자금을 지원했다고 보고했다. 자동차보험료 할인과 주유 특화카드 혜택 등 업종별 특성을 반영한 상생금융도 병행 추진 중이다.
한편, 에너지 수급 불안으로 해외여행 심리가 위축되면서 국내 지방 여행이 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김 총리는 이에 대해 “K-관광 활성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위기 상황이 만들어낸 내수 활성화의 부수 효과로 분석하면서도, 공급망 불안이라는 본질적 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