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니면 안 된다” 우르르… 서울 전역으로 퍼지자 보다 못한 정부 대응 나섰다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진다”
대출 규제 앞두고 막차 수요 급증
강남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세

“언제쯤 전세 생활을 끝내고 내 집 마련에 성공할지…” 서울 노원구에서 6년째 전세살이를 하고 있는 김 모(35) 씨는 최근 부동산 앱을 들여다볼 때마다 한숨만 나온다.

열심히 모아둔 목돈이 있지만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내 집 마련의 꿈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서울 곳곳에서 내 집 마련을 준비하던 실수요자들이 급등하는 집값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더욱이 다음 달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주택 구매에 대한 압박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내달 대출 규제 앞두고 ‘막차 수요’ 폭증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천8건을 기록하며 지난해 3월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거래를 보였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이는 4월(5천412건) 대비 30%나 증가한 수치로, 특히 대출 규제에 민감한 강북 등 비강남권 지역의 거래가 주도하는 양상이다.

5월 서울에서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노원구로 511건을 기록했다. 성동구 484건, 강동구 453건, 강서구 438건, 영등포구 432건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다음 달 시행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를 앞두고 대출 규제 전 주택 구매에 나선 수요가 몰린 결과로 분석된다.

강남권 역시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지정 이후 4월에 급감했던 거래량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서초구는 4월 52건에서 5월 123건으로 137% 증가했고, 강남구는 109건에서 216건으로 98.2%, 송파구는 130건에서 248건으로 90.8% 늘었다.

집값 상승세, 강남 넘어 서울 전역으로 확산

우려스러운 점은 가격 상승세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서울 아파트값은 0.26% 상승하며 작년 8월 마지막 주(0.26%) 이후 9개월 반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송파구가 0.71% 오르고, 강남구 0.51%, 서초구 0.45% 등 강남권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기준으로 강북을 제외한 서울 24개 구의 아파트 매매 가격이 3주 연속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매수 수요를 가늠할 수 있는 ‘매수우위지수’도 83으로 9주 연속 상승하면서 2021년 10월 이후 44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11월 ‘부동산 불장’ 당시와 유사한 수준이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수석은 “하반기 금리 인하와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팽배해지면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추가 규제 대책 검토 중

가격 상승세가 전방위로 확산되자 정부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남권을 넘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강동구·동작구·양천구 등 준상급지로 확대됨에 따라 추가 규제 대책 검토에 착수한 것이다.

다음 달 3단계 DSR 시행과 함께 서울 지역 내 유주택자 대출 중단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예상되며, 토지거래허가구역과 조정대상지역 등 규제지역 확대 지정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규제지역을 통해 특정 지역의 거래를 잡아도 풍선효과 등 부작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3기 신도시 공급 속도를 높이고, 강남 3구와 성동, 마포를 제외한 지역에는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를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는 등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결국 수요 억제와 함께 공급 확대가 병행되어야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