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81% 급락
코스닥도 900선 붕괴
미국 증시 충격 그대로

14일 한국 증시가 미국발 쇼크를 이겨내지 못하고 3%대 급락하며 마감했다.
장 초반부터 매도세가 거세게 몰리면서 코스피는 4000선 턱밑까지 밀렸고, 코스닥은 9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기관 3.2조 쏟아내자 개인만 ‘외로운 매수’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9.06포인트(3.81%) 내린 4011.57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은 20.47포인트(2.23%) 하락한 897.90에 장을 닫았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가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2조3575억원, 기관은 9002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홀로 3조2336억원을 사들이며 물량을 받아냈다.
“어제까지만 해도 수익률이 플러스였는데, 오늘 계좌 열어보니 순식간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더라”는 한 개인투자자의 하소연처럼, 급락장에 당황한 투자자들이 속출했다.
반도체·2차전지주 일제히 무너져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5.45% 떨어진 9만7800원에, SK하이닉스는 8.50% 급락한 5만7만3000원에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4.44%), 삼성전자우(-5.80%), 현대차(-2.15%), 두산에너빌리티(-5.66%), KB금융(-3.00%) 등 주요 종목도 줄줄이 하락했다.
유일하게 상승한 시총 상위주는 HD현대중공업(3.17%)뿐이었다. 이날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에서 미국의 조선·원자력 분야 협력 내용이 담기면서 조선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코스닥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에코프로비엠(-5.87%), 에코프로(-5.07%), 레인보우로보틱스(-5.73%) 등 대부분의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 급락·연준 매파 발언이 ‘뇌관’

한국 증시가 이처럼 급락한 것은 전날 미국 증시의 충격이 그대로 전이됐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지수는 797.60포인트(1.65%), S&P500지수는 113.43포인트(1.66%), 나스닥지수는 536.10포인트(2.29%) 급락하며 한 달여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의 연이은 매파적 발언으로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금리 선물시장에서 12월 금리 결정을 두고 인하 가능성은 54%, 동결 가능성은 46%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기에 역대 최장기간(43일) 지속된 셧다운 여파로 주요 경기 지표 발표가 부재할 것이라는 소식도 시장 불확실성을 키웠다.
“단기 조정 국면,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증권가에서는 이번 급락을 단기 조정으로 보고 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매파적 발언과 셧다운 여파가 겹쳐 미국 증시가 급락했지만, 기본적으로 경기 펀더멘털은 견조하다”며 “단기 조정 국면을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시장 관계자는 “12월 연준 금리 결정과 한미 정상회담 후속 조치 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라며 “섣부른 매수보다는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00원(0.95%) 내린 1457원에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