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탁의 단골 반찬인 김이 장당 150원을 넘어섰다. 2024년 초만 해도 100원 수준이었던 마른김 가격이 2년 만에 50%나 뛰며 서민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반도체를 제치고 ‘검은 반도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의 수출 호황이 국내 소비자 가격으로 고스란히 전이된 결과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6년 1월 하순 마른김(중품) 평균 소매가격은 10장당 1,515원을 기록했다. 순별 평균 소매가격이 1,500원을 돌파한 것은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연도별 상승세는 가파르다. 2023년 전년 대비 10% 오른 데 이어, 2024년에는 25%나 치솟았고 지난해에도 8% 추가 상승했다.
수산물 물가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2025년 12월 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4.9% 급등했다. 조기(10.5%), 고등어(10.3%)보다 높은 상승폭이다. 작년 수산물 물가 상승률은 5.9%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2.1%)의 세 배에 육박했다.
수출 단가 상승이 식탁 물가로
국내 김 가격 급등의 핵심 원인은 해외 시장 확대다. 2025년 김 수출량은 전년 대비 13.7% 증가한 1억699만 속(100장)을 기록했다. 일본(18.6%), 중국(17.5%), 태국(13.6%), 미국(13.3%), 러시아(9.8%), 대만(5.1%) 순으로 수출 대상국도 다변화됐다.
특히 동남아 신시장 공략이 주효했다. 필리핀으로의 김 수출은 257.5% 급증했고, 태국 수출은 72.1% 늘었다. 충남의 김 수출액은 2억1,500만 달러, 전남은 3억9,577만 달러를 달성하며 지역 경제의 버팀목으로 자리 잡았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2024년산 대비 2025년산 생산이 5,000억 속 늘었지만, 수출과 국내 소비는 그 이상 증가했다”며 “김 수출 단가가 2024년 상승한 것이 이어지는 데 국내 가격도 수출 단가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건강식품 열풍이 키운 수요
해외에서 김은 ‘로우칼로리 건강 스낵’, ‘식물성 슈퍼푸드’로 인식되며 소비가 급증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칩, 스낵, 라이스볼 토핑 등 가공식품 형태로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동남아에서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김 스낵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수요 증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 백악관이 발표한 상호관세 정책에서 조미김은 무관세가 유지됐고, 마른 김은 15% 상호관세가 적용됐지만 수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공급 확대와 시장 다변화 추진
정부는 중장기 수급 안정을 위해 생산 기반 확충에 나섰다. 충남도는 올해 194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수산물 산지 가공시설(63억 원), 마른 김 가공 친환경에너지 보급(16억5,000만 원), 수산식품 가공설비(13억 원)에 투자한다.
전남도는 10억 달러 수출 목표 달성을 위해 농수산 수출 특화 품목 직불금 지원, 해외 온오프라인 판매망 확충, 신흥국 마케팅 강화 전략을 추진 중이다. 충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도내 생산·출하 수산물을 대상으로 월 145항목에 대한 안전성 조사를 실시해 글로벌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국내 어업 보호 차원을 넘어 한국 김 산업의 글로벌 공급망을 지키는 조치”라며 “단기적으로는 국내 소비자 부담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