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램 가격이 1년 만에 10배 가까이 치솟는 ‘칩플레이션(Chip+Inflation)’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눈높이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생성형 AI 수요가 메모리 공급을 압도하는 구조 속에서 국내 반도체 양강의 수혜가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신한투자증권은 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동시에 상향 조정했다. 김형태·송혜수 연구원은 “공급 제약 심화와 빅테크의 선제적 물량 확보가 맞물리며 메모리 가격 강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 DS 부문이 전사 실적 ‘견인’
신한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33.1% 증가한 124조9천억원, 영업이익은 120.6% 늘어난 44조2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매출 117조1천억원·영업이익 38조1천억원)를 큰 폭으로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영업이익이 41조원으로 전사 실적을 사실상 이끌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들은 “반도체 사업부 생산능력 우위와 가속기향 고대역폭 메모리(HBM) 점유율 회복, 신규 애플리케이션 매출 가시화 등 성장 기회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는 기존 대비 17.4% 오른 27만원으로 상향됐다. 연구원들은 “메모리 이익 모멘텀이 재부각될 전망이고 주주환원 정책 강화도 상향 요인”이라며 “불확실성이 잔존하나 현시점은 피크 구간의 초입”이라고 판단했다.
SK하이닉스, D램·낸드 영업이익률 ‘역대 최대’ 전망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1분기 예상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3.5% 상승한 50조4천억원, 영업이익은 85.1% 증가한 35조5천억원으로 추정됐다. 연간으로는 매출 275조원(전년 대비 183.1%↑), 영업이익 201조9천억원(전년 대비 327.6%↑)이 예상된다.
D램과 낸드 영업이익률은 각각 78.9%, 58.6%로 역대 최대 기록을 재차 경신할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메모리 업계의 평시 영업이익률이 10~20% 수준임을 감안하면, 현재의 수익성 개선은 이례적인 수준이다.
이에 신한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30만원에서 150만원으로 올렸다. D램 가격은 지난 1년 사이 약 10배(DDR4 8Gb 기준 1.35달러→13달러), 낸드 가격은 5배 가까이 급등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급 제약 지속…중국 추격은 변수
메모리 가격 강세의 구조적 배경으로는 반도체 미세화 공정 난도 상승이 꼽힌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메모리 3사의 평균 생산성 증가율은 10%를 밑돌아, 수요 급증 속도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중국 경쟁사 CXMT의 월 생산능력이 2024년 12만 장에서 2026년 20만 장 이상으로 66%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중장기 리스크로 부각된다. 연구원들은 “하반기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성장과 고부가가치 애플리케이션 다각화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재점화할 것”이라면서도 “매크로 불확실성 완화 여부가 주도주 지위 회복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