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알리바바 상대 안 된다”…외국인들이 한국 주식 쓸어담는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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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시가 총액 1640조원
주가 전광판/출처-연합뉴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역사적인 순간이 포착됐다. 2026년 2월 3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시가총액이 중국 최대 IT기업 텐센트와 알리바바를 제쳤다. 한국 반도체 투톱의 시총은 1,640조원으로, 중국 인터넷 공룡 두 기업의 합산액 1,547조원을 93조원 앞질렀다.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0%, 8% 급등하며 시총이 984조원, 656조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홍콩 증시에서 텐센트와 알리바바 주가는 각각 4%, 2%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이 순위 역전이 “글로벌 AI 붐의 진화가 아시아 기술 섹터의 투자 역학을 어떻게 재편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는 34%, SK하이닉스는 37% 급등한 반면, 알리바바는 14% 상승에 그쳤고 텐센트는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명암이 AI 투자의 초점이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 인프라로 이동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AI 인프라 전환이 만든 역전 드라마

테슬라 반도체
삼성전자/출처-뉴스1

블룸버그는 “AI 투자 열풍이 인프라로 이동하면서 공급망 중심에 있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오랫동안 아시아 기술 발전의 상징으로 인식돼온 알리바바와 텐센트를 압도했다”고 전했다.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AI 관련 지출은 2026년 3,624조원에서 2027년 4,770조원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ChatGPT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 개발 단계를 넘어, 이제 데이터센터 확장과 AI 가속기 대량 구매 단계로 진입한 것이다. 엔비디아의 H100, H200 같은 고성능 AI칩에는 한국산 HBM(고대역폭메모리)이 핵심 부품으로 탑재되며, SK하이닉스는 2026년 HBM 시장 점유율 55%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망 집중 vs 자립, 두 아시아 전략의 명암

삼성전자·SK하이닉스 합산 시가 총액 1640조원
알리바바 로고/출처-연합뉴스

이번 순위 변화는 한국과 중국이 추구한 서로 다른 발전 경로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한국은 엔비디아 같은 글로벌 산업 리더의 핵심 공급업체로 자리매김한 반면, 중국은 미국의 첨단칩 수출 규제 속에서 기술 자립에 초점을 맞춰왔다.

프랭클린 템플턴 글로벌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이핑 리아오는 “한국은 기술 공급망의 특정 부분에 매우 집중된 반면 중국은 ‘엔드 투 엔드’ AI 스택을 구축하려는 스토리”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텐센트와 알리바바는 AI 산업에 진출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사 핵심 사업을 지원하는 모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캠브리콘, 메타X 같은 자체 AI칩 기업들을 집중 육성 중이다. 캠브리콘의 시총은 6개월 새 3배 상승해 127조원에 달했고, 메타X는 상장 첫날 주가가 8배 급등했다. 화웨이는 ‘어센드’ 칩 15,488개를 연결하는 물량 공세 전략으로 미국 규제를 우회하고 있다.

슈퍼사이클 이후 리스크 관리가 관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출처-연합뉴스

업계에서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메모리칩 수급 사이클에 과도하게 노출된 리스크를 지적한다. 현재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절정에 달했지만, 이후 수요 급락 시 시총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다.

블룸버그는 “중국 인터넷 공룡들의 애플리케이션 측면 강점이 장기적인 성장 안정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이 미국 규제를 극복하고 AI칩 기술 자립에 성공할 경우, 시장 판도가 다시 뒤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주목할 점은 세계 3위 경제대국 일본에서조차 시총 1,000조원 기업이 한 번도 탄생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1990년대 이후 일본 기술산업의 상대적 쇠퇴를 상징한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이번 역전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지속 가능한 경쟁력으로 굳힐 수 있을지,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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