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대화’ 내민 삼성, 노조는 ‘6월 이후에 보자’…18일 총파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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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협상 공문 전달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조의 18일간 총파업이 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막판 대화 시도마저 불발되는 분위기다. 사측이 내민 ‘조건 없는 대화’ 공문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고, 노조는 파업을 강행하겠다는 뜻을 굳혔다.

삼성전자는 15일 오전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지부에 공문을 보내 추가 협의를 제안했다. 그러나 공문 내용은 3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제시한 ‘OPI(초과이익성과급) 영업이익 10% 또는 EVA 선택안’과 ‘특별보상 제도 신설’ 등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수준이었다.

노조 최승호 위원장은 “우리에게 보낸 공문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며 “교섭은 6월에 하면 된다”고 잘라 말했다. 노조가 예고한 파업 종료일인 6월 7일 이후에 협의 의사가 있다는 뜻으로, 사실상 파업 강행을 선언한 것이다.

15조 원 간극…숫자가 벌려놓은 노사 갈등

양측의 핵심 쟁점은 성과급 재원 비율과 상한선 폐지 여부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삼고 상한을 없앨 것을 요구한다. 증권가가 추산한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준으로 하면 노조 요구 성과급 규모는 최대 45조 원에 달한다.

삼성전자 노사 협상 진통 장면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 / 뉴스1

반면 사측은 현행 OPI 제도(영업이익 10% 또는 EVA 선택)를 유지하면서 추가로 상한이 없는 특별보상 제도를 신설하는 방안을 제안한 상태다. 두 입장 사이에는 약 15조 원 규모의 간극이 존재한다. 노조는 특별보상 제도 신설안에 대해서도 “기존 OPI와의 중첩 구조가 불명확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최대 5만 명 규모, 18일 총파업 예고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노조 측은 최대 5만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4월 23일 결의대회에는 전체 임직원 12만 명의 3분의 1 수준인 약 3만9000명이 집결한 바 있다.

노조 측은 파업으로 인한 예상 손실이 20조~30조 원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중소 협력업체 약 1700곳과 소액주주 400만 명, 국민연금 가입자까지 광범위한 파급 영향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도 단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법원 판단·여론 모두 변수…협상 여지 남아있나

법적 변수도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 삼성전자가 신청한 위법쟁의행위금지 가처분의 법원 판단이 이달 20일 전후로 예상된다. 가처분이 인용되면 노조는 파업 강행 여부를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여론은 냉랭한 편이다. 리얼미터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9.3%가 이번 파업을 “무리한 요구로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고 평가했다. 노동 전문가들은 “노사 모두 협상 테이블로 돌아올 명분을 찾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법원 판단이나 외부 중재 등 돌파구 없이는 파업 충돌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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