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늘었지만 “지갑 닫을 수밖에”… 물가에 주저앉은 서민들의 ‘선택’

소득은 늘었지만 소비는 위축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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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지출 둔화 / 출처 : 연합뉴스

“분명 연봉은 늘었는데, 이상하게 숨만 쉬어도 돈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소비자들의 한숨이 나날이 깊어지고 있다. 월급은 올랐지만 생활비 부담은 여전하고, 소비를 줄일 수밖에 없는 현실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가계소득이 6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소비지출 증가세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521만 5000원으로 전년 대비 3.8%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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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지출 둔화 / 출처 : 연합뉴스

그러나 소비자물가 상승을 반영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2.2%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90만 3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

소비지출은 16분기 연속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실질 소비지출 증가율은 0.9%로 더욱 낮았다.

가장 큰 변화는 자동차 구입 지출에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자동차 구입비는 전년 대비 29.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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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지출 둔화 / 출처 : 연합뉴스

생활 필수 비용이 증가하면서 가구들이 차량 구입을 미루는 경향이 뚜렷해졌다는 해석이다.

반면 필수적인 생활비는 계속 증가했다. 주거·수도·광열 지출은 7.6% 늘었으며, 특히 월세 등 실제 주거비가 12.9% 증가했다.

이는 4분기 기준으로 2020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지출은 3.5%, 보건 관련 지출은 6.2% 증가했다. 이는 식재료비와 병원비 부담이 커진 것을 반영한 결과다.

소비자 심리 위축, 경제 불확실성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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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지출 둔화 / 출처 : 뉴스1

전문가들은 소비 증가세 둔화의 주요 원인으로 고물가와 경제 불확실성을 꼽는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연말 사회적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 증가가 일부 고소득층에 집중됐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가구 소득 5분위 배율(상위 20% 소득이 하위 20% 소득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지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한 5.28배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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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지출 둔화 / 출처 : 연합뉴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는 소비 위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가계소득 증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일자리 창출과 물가 안정 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내수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소비 진작을 위해서는 서민층의 부담을 줄이고, 경제 심리를 안정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가계의 소비 패턴 변화가 향후 경제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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