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자산가들 505억 매수
외국인은 10조 원 매도
조정 국면을 기회로 판단

외국인이 무더기로 내던진 SK하이닉스 주식을 국내 고액 자산가들이 대거 주워 담았다.
지난주 대형 증권사를 이용하는 부자들과 투자 고수들의 매수 1순위는 단연 SK하이닉스였다. 구글의 AI 랠리로 주가가 조정받자 이를 절호의 매수 기회로 본 것이다.
고액 자산가들, SK하이닉스 집중 매수

한국투자증권이 지난 3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평균 잔액이 10억 원 이상인 이 증권사 고객들은 지난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동안 SK하이닉스 주식을 총 50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같은 기간 순매수 2위 종목인 삼성에피스홀딩스(53억 원)와 3위 에이비엘바이오(42억 원)보다 10배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의 고수익 투자자들도 움직였다. 월간 수익률 기준 상위 1%에 속하는 투자자들이 같은 기간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역시 SK하이닉스였다. 그 뒤를 알테오젠, 삼성전기, 네이버가 이었다.
10조 원 넘게 팔아치운 외국인들

한편 지난달 SK하이닉스 주가는 14.52% 하락했다. 그 중심에는 구글의 깜짝 발표가 있었다. 구글은 AI 모델 ‘제미나이 3.0’을 선보이며 엔비디아의 GPU 대신 자체 개발한 TPU(텐서처리장치)를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 발표는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을 줬고, 하이닉스 주가를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총 14조 4560억 원어치를 팔아치웠으며, 이 중 약 10조 445억 원이 SK하이닉스 한 종목에 쏠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이러한 조정이 과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만 의존한다는 시각은 사실과 다르며, 실제로 구글에도 고대역폭메모리(HBM)을 공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공급하는 HBM 중 구글용 비중이 57%에 달한다”며 “구글이 TPU 성능을 높이기 위해 HBM 사용량을 늘릴수록, 하이닉스는 출하량 증가와 함께 공급단가 상승이라는 두 가지 이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