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점매석 금지’ 나프타, 정부 개입… ‘중동발 공급망 위기’ 선제 차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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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프타 매점매석 금지
여수화학단지 전경 / 연합뉴스

나프타 한 통이 부족해지면 수액 백도, 반도체 포장재도 멈출 수 있다. 정부가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석유화학 공급망 위기를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핵심 원료에 대한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즉각 발동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재정경제부는 4월 15일 0시를 기해 ‘석유화학제품 원료 등의 매점매석 금지 및 긴급수급조정에 관한 규정’을 고시하고 즉각 시행에 들어갔다. 이번 조치는 중동 지역의 정세 불안이 나프타 공급망에 직접적인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다.

석유화학 기초 유분은 의료, 생필품,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되는 전략적 원자재다. 이 원료의 공급이 흔들리면 그 충격은 생산 현장을 넘어 일반 소비자의 일상에까지 직접 파급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7개 기초 유분 ‘재고 80%룰’ 적용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
서울 중구 방산시장 한 매장에 진열된 제품 / 뉴스1

이번 규정의 직접 규제 대상은 나프타에서 생산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벤젠, 톨루엔, 자일렌, 기타 유분 등 7개 기초 유분이다. 이들 원료의 취급 사업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조사 착수일 전 30일간의 재고량을 전년 동기 대비 80%를 초과해 보관하는 것이 금지된다.

이른바 ‘재고 80%룰’이 적용되는 셈으로, 시장 불안을 틈타 인위적으로 물량을 쌓아두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관세청은 해당 물품을 수입 신고 지연 가산세 품목으로 지정하고, 30일 이내 수입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지연 기간에 따라 최대 2%의 가산세를 부과한다.

‘1단계→2단계→3단계’ 단계별 확전 방어막

정부의 대응 전략은 단계적으로 설계돼 있다. 우선 7개 기초 유분에 매점매석 금지를 적용한 뒤, 수급 차질이 확인되면 폴리에틸렌(PE)·폴리프로필렌(PP) 등 중간재와 의료용 수액 백, 포장 용기 등으로 금지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수급 불안이 지속될 경우, 정부는 해당 품목의 생산·출고·판매량에 대한 긴급 조정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특히 국민 생명·보건, 생활필수품, 국방·안보, 핵심 산업 분야가 최우선 수급 조정 대상으로 분류된다.

수급 조정 명령 이행 과정에서 생산 기업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정부는 관련 법령에 따라 손실의 전부 또는 일부를 보전해 기업 부담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나프타 매점매석 금지
여수화학단지 전경 / 연합뉴스

나프타 수입 보조에 신고센터까지…총력 대응 체계

공급 측면에서도 병행 조치가 이뤄진다. 산업부는 나프타 수입 단가 차액 보조를 통해 원료 공급량 자체를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요 측면의 재고 규제와 공급 측면의 수입 확대를 동시에 가동하는 양면 전략인 셈이다.

단속은 산업부·국세청 등 부처 간 합동으로 진행되며, 중동 상황 공급망 지원센터 내 매점매석 행위 신고센터(☎ 1670-7082)도 함께 운영된다. 이번 조치는 오는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나프타 등 개별 품목 대응을 넘어 석유화학 공급망 전반을 보다 촘촘하게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수급 불안 요인을 선제적으로 관리해 국민 생활의 불편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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