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기회 온다” 엔비디아 선언에 전 세계가 ‘깜짝’

글로벌 AI 산업 가속화 움직임
엔비디아, 새 비전 제시
한국 기업들 협력 기회 오나

“우리는 이제 AI 인프라 기업입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이 한마디가 전 세계 기술 산업계를 뒤흔들었다.

반도체 제조업체로 성장해 온 엔비디아가 2300조 원 규모 시장을 좌우할 인프라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엔비디아가 보여준 행보가 ‘컴퓨팅 플랫폼 회사’에서 ‘AI 플랫폼 제공자’로 진화해 왔다면, 이번 선언은 그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과감한 도약이다.

AI 인프라 기업으로 정체성 재정의

1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5’ 기조연설에서 황 CEO는 AI가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넘어 전기와 인터넷에 이어 글로벌 필수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모든 국가, 지역, 산업, 회사에 AI가 필요해 AI는 인프라의 일부가 됐다”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AI 생산 공장으로서의 데이터센터 역할이다. 황 CEO는 “AI 공장에서는 에너지를 투입하면 가치 있는 무언가를 생산해낸다”며 “기업들이 지난 분기에 얼마나 많은 토큰을 생산했는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개념적 전환은 AI 공장이 수조 달러 규모의 새로운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대담한 전망을 뒷받침한다.

대만 전략적 거점화와 한국 기업 기회

이러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엔비디아는 아시아 전략 거점으로 대만을 낙점했다. 황 CEO는 이날 폭스콘, 대만 정부, TSMC와 협력해 대만 최초의 대형 AI 슈퍼컴퓨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더해 AI 칩 설계, 로보틱스, 양자 컴퓨팅 연구소를 포함하는 신사옥 설립 계획도 공개했다.

엔비디아가 AI 생태계 확대에 더욱 힘을 실으면서 엔비디아와 협력하는 국내 반도체 업계에도 더 많은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대만 거점 강화는 아시아 전역의 AI 인프라 구축을 가속화할 수 있어 한국 기업들의 참여 가능성도 확대될 전망이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생태계에서 차별화 전략을 진행하면 국내 업계에도 기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는 파운드리만 있는 TSMC와는 달리 칩을 직접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 다른 방향으로 협력할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급성장하는 글로벌 AI 시장

엔비디아의 이러한 전략적 전환 배경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AI 시장이 있다.

IT전문 컨설팅업체 가트너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AI 시장은 2024년 2천334억 달러(약 325조 원)에서 2032년 1조 7천716억 달러(약 2300조 원)로 연평균 29.2%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력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요인은 빅데이터의 급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데이터 생성량은 181제타바이트(ZB)에 달할 전망으로, 이는 2010년 대비 무려 90배 증가한 수치다.

또한 전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는 산업 자동화 수요를 촉진하며 AI 기술 도입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AI 산업은 이제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데이터, 규제, 윤리적 프레임워크를 포괄하는 종합적 생태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기업’ 선언은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며, 글로벌 IT 산업 지형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