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만에 한국 찾더니 “정말 이걸 다 한다고?”… 세계 1위 ‘특급’ 예고에 기대감 ‘고조’

세계 1위 AI 기업
국내 대기업과 대규모 계약
한국, 글로벌 공급망 핵심 부상

세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한국을 방문한 기회를 통해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대규모 AI 칩 공급 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미·중 무역 갈등 속에서 시장 다변화를 모색하는 엔비디아와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하는 한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이 계약은 한국을 글로벌 AI 컴퓨팅 허브로 격상시키고, 국내 반도체 및 첨단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젠슨 황 CEO 방한, 韓 주요 기업과 공급계약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과 AI 반도체를 공급하는 신규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특별세션 전에 31일 공개할 예정이다.

15년 만에 방한하는 젠슨 황 CEO는 30일 서울 강남 인근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만찬 회동을 갖고 계약 관련 내용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과 SK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에 전방위 협력을 약속한 만큼, 이번 경주에서의 회동은 글로벌 AI 공급망 재편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이번 계약이 AI 컴퓨팅 센터로 거듭나고자 하는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하려는 황 CEO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도했다.

반도체부터 모빌리티까지 ‘AI 동맹’ 강화

엔비디아와의 협력은 국내 기업들의 핵심 사업 분야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제공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품인 ‘HBM3E 12단’이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하고 납품을 앞두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삼성전자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AI 반도체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울산에 건설하는 대규모 AI 데이터센터에 엔비디아의 칩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올해 1월 엔비디아와 모빌리티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의 가속 컴퓨팅 하드웨어와 생성형 AI 개발 도구를 활용하여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로보틱스 등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고도화할 계획이며, 엔비디아의 AI 칩은 자율주행 및 로봇 개발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엔비디아와 긴밀한 AI 동맹을 맺어온 대표적인 국내 기업으로, 이번 계약을 계기로 네이버의 초대규모 AI인 하이퍼클로바X에 엔비디아의 AI 모듈형 플랫폼 ‘NeMo’를 결합하는 등 대규모 AI를 고도화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AI 강국 도약 목표와 엔비디아의 ‘윈윈’ 전략

이번 대규모 계약은 AI 3대 강국 도약을 목표로 AI 산업 진흥책을 펼치는 한국 정부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CEO 서밋 특별연설에서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모두를 위한 AI’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 CEO 역시 전날 워싱턴DC에서 열린 개발자 행사에서 이번 계약에 대해 “한국 국민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 정말로 기뻐할 만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 기업들을 ‘깊은 친구이자 훌륭한 파트너’라고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AI 강국 도약을 원하는 한국 정부와 미·중 무역 갈등 속 시장 확대를 노리는 엔비디아에 모두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