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8시간만 일해도 400만 원”…자격증 하나에 구직자들 ‘우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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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법정 선임 요건이 채용 흐름 좌우
기능사 중 지게차·굴삭기 강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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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하루 8시간만 일해도 월급 400만원 받는다는데, 안 따면 손해지.”

최근 건설 현장과 제조업계 채용 공고란에서 자주 눈에 띄는 문구다. 별다른 경력 없이도 자격증 하나로 높은 급여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특정 기술자격증이 구직자들 사이에서 ‘최애 자격증’으로 떠올랐다.

특히 전기와 산업안전 분야 자격증의 몸값이 크게 올랐다. 기업들이 법정 자격 요건을 채우기 위해 관련 인력을 선호하면서, 자격증이 채용의 ‘패스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기·안전 자격증이 채용시장 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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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한국고용정보원이 2일 발표한 ‘기업은 어떤 국가기술자격증을 선호할까’ 보고서는 흥미로운 결과를 담고 있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 고용24에 등록된 구인 신청 37만2926건을 분석한 결과, 자격증 관련 채용 공고의 대부분이 특정 분야에 집중됐다.

필수 자격을 요구한 13만8353건의 구인 중 상위 30개 자격증이 11만7996건을 차지했다. 전체의 85%가 몇몇 자격증에 몰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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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기사급과 산업기사급에서는 전기 관련 자격이 압도적이었다. 전기산업기사는 1만2082건, 전기기사는 1만323건의 공고에서 필수 자격으로 명시됐다.

제조·건설·빌딩 관리 등 전력 설비를 다루는 현장에서 이들 자격증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또한 건축기사가 5533건으로 뒤를 이었고, 건설안전기사와 산업안전기사도 각각 3733건, 3444건으로 높은 수요를 보였다.

기능사급에서는 지게차운전기능사가 2만2122건으로 단연 1위를 기록했으며 한식조리기능사가 2만684건으로 바짝 뒤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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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이는 제조·물류·유통업체들이 즉시 투입 가능한 인력을 선호하면서 지게차 자격증 보유 여부가 채용의 핵심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법이 만든 특수, 기업은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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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이처럼 특정 자격증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보고서는 기업들이 자격증을 요구하는 목적이 직무 능력 검증보다는 법적 요건 충족에 있다고 지적한다.

전기안전관리자 선임 의무가 있는 사업장이 많아지면서 전기 관련 자격증 수요가 급증했다. 안전관리 직무도 마찬가지다.

건설·제조·물류 등 대부분 산업에서 법정 안전관리자 배치가 의무화되면서 관련 자격증 보유자를 우선 채용하는 관행이 굳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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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연구진은 기업의 자격증 요구가 실무 능력 평가보다는 현장 투입 시간 단축과 법정 선임 요건 충족이라는 실용적 목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기·산업안전 분야는 법규 개정에 따라 구조적인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자격증 하나로 월급 88만원 더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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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급여 격차도 눈에 띈다. 필수 자격을 요구하는 공고의 임금 중앙값을 분석한 결과, 건축기사·토목기사·건축산업기사가 월 400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건축산업기사의 경우 자격증 필수 공고와 비필수 공고 간 급여 차이가 월 88만원에 달했다. 전체 자격증 중 가장 큰 격차다. 같은 업무를 해도 자격증 하나의 유무로 연봉이 1000만원 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기능사 중에서는 굴삭기운전기능사가 월 320만원으로 가장 높은 임금을 제시받았다. 반면 한식조리기능사는 독특한 양상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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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산업안전 자격증 수요 폭발 (출처-연합뉴스)

자격증을 필수로 요구한 공고의 임금이 오히려 필수가 아닌 공고보다 낮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한식조리 분야에서 시간선택제나 단시간 근로 비중이 높아 이런 현상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법규 변화와 안전 기준 강화 추세를 고려할 때 전기·안전 관련 자격증 수요는 당분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에게는 시장이 원하는 자격증을 선택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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