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만원 야구티켓이 40만원?”…황금알 낳는 꿀알바에 결국 국세청 칼 빼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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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암표상 17명 세무조사 착수
조직적·지능적 수법으로 막대한 폭리
티켓 구매 대행 ‘댈티’까지 성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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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암표상 세무조사 / 출처 : 연합뉴스

좋아하는 가수 콘서트나 인기 스포츠 경기 표를 구하려다 ‘피 터지는 예매’라는 말을 실감한 이들이 많다.

표가 풀리자마자 매진되는 기현상 뒤에는 어김없이 정가의 수십 배에 달하는 암표가 기승을 부린다. 국세청이 드디어 이들 전문 암표상에 칼을 빼 들었다.

국세청은 6일, 공연 및 프로야구 입장권 등을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해 대량으로 사재기하고 이를 비싸게 되팔아 막대한 수익을 올린 혐의로 17명의 전문 암표상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단순 개인 간의 소액 거래가 아닌, 조직적이고 기업화된 암표 매집 및 유통 세력을 겨냥했다.

매크로·댈티…진화하는 암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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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암표상 세무조사 / 출처 : 연합뉴스

조사 대상자들의 수법은 치밀했다. 이들은 이른바 ‘매크로’로 불리는 자동 입력 프로그램을 이용해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좌석을 선점했다.

한 40대 남성 A 씨는 이런 방식으로 2023년 3월부터 약 1년 반 동안 프로야구 티켓 1만 8백여 장을 예매해 중고 거래 사이트 등에서 되팔았다.

정가 4만 원짜리 좌석을 10배인 40만 원에 파는 등 총 5억 7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고, 이 중 3억 1천여만 원의 순이익을 챙겼다.

더 나아가 아예 전문적인 사업체 형태로 운영된 사례도 드러났다. B사는 100명이 넘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려 K팝 콘서트 티켓 등을 싹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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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암표상 세무조사 / 출처 : 연합뉴스

확보된 티켓은 해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 상품에 포함되거나, 정가의 2.5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인터넷에서 재판매됐다.

이들은 이런 방식으로 6년간 최소 4만 매의 암표를 유통하며 100억 원에 달하는 수익을 신고 누락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화 생활 누리며 세금 탈루

국세청 조사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암표 판매로 벌어들인 막대한 수입을 신고하지 않고 호화 생활을 누린 것으로 밝혀졌다.

한 암표상은 공식적인 소득 신고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5년간 약 30억 원을 신용카드로 사용하고, 5억 원 상당의 해외 주식을 매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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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암표상 세무조사 / 출처 : 연합뉴스

수수료를 받고 티켓 예매를 대신해주는 일명 ‘댈티’ 전문 업자도 적발됐다.

이들은 차명계좌를 이용해 수입을 분산시키고 세금을 축소했으며, 심지어 창업중소기업 세액감면 혜택까지 부정하게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세청 관계자는 “금융추적 및 금융정보분석원(FIU) 정보 등을 활용해 이들의 현금 거래 내역과 은닉 재산을 철저히 추적할 것”이라며, “조세 포탈 혐의가 확인될 경우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세무조사가 고질적인 암표 문제를 근절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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