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80원 선에서 투입 전망
최대 115조원 규모 가능
전문가들은 신중론 제기

정부가 치솟는 원-달러 환율을 잡기 위해 국민연금을 소방수로 투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금융기관들은 원-달러 환율이 1480원 선에 다다르면 국민연금이 환헤지로 환율 상승 방어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최대 115조원 규모의 자금이 시장에 투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국민의 노후자금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연금이 환율 방어 목적으로 나서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환율 방어 카드로 거론되는 국민연금

19일 기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해외투자 자산 규모는 771조3090억 원에 이른다. 국민연금은 최대 15%까지 환헤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데, 이를 단순 계산하면 약 115조 원가량의 자금이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의미다.
환헤지란 미래의 일정 시점에 정해진 환율로 외화를 사고팔기로 계약을 맺는 금융 기법이다. 국민연금이 선물환을 매도할 경우, 시장에서는 달러 공급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퍼지며 원화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국민연금의 움직임은 일종의 ‘심리적 안정장치’로 작용할 수 있다. 씨티그룹은 이달 12일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이 1480원을 돌파하면,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다”고 진단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업계 한 전문가는 “환율이 1480원을 상회하면, 국민연금의 전략적 움직임이나 정부의 미세조정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투자 원칙 벗어나선 안 돼”

한편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기관이므로 투자의 관점에서 환헤지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접적인 환율 소방수의 역할을 기대해선 안 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을 외환시장 방어의 전면에 내세우자는 주장은 신중해야 한다”며 “국민연금이 투자 손실을 입게 되면, 국민들의 불안감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정부가 국민연금의 활용을 원한다면, 먼저 국민에게 안정적인 연금 수령이 보장된다는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처럼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노후 생활을 보장하기 위한 기금으로 환율 안정이라는 거시경제 목표를 위해 투입하는 것은 본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