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동안 이런 일은 처음”… 전 세계서 입소문 터진 ‘이곳’, 대체 비결이 뭐길래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이래 최대 호황
연말 관람객 600만 명 전망

개관 8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정적이고 학구적인 공간이란 고정관념을 벗어던지며 대한민국 문화계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고 젊은 세대까지 사로잡은 박물관의 변신은 국내 문화 소비 트렌드의 새 지표가 되고 있다.

박물관을 딱딱한 관람 공간이 아닌 몰입형 문화 체험의 장으로 재창조한 이 혁신적 접근이 전례 없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오픈런’ 일상화, 유동 인구와 소비 급증

국립중앙박물관은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오픈런’이 일상화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말까지 관람객 600만 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될 만큼 그 열기가 뜨겁다. 한국 문화를 경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도 이어져 관람객 18만 명을 돌파했다.

이러한 인기는 주변 상권과 소비에서도 확인된다. NH농협은행의 데이터에 따르면, 박물관 입구와 연결된 지하철 4호선 이촌역의 하차객 수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 공개 한 달 만인 올해 7월 21일부터 27일까지 최대를 기록했다.

케데헌이 공개된 6월 16일부터 20일까지와 비교했을 때 하차객 수가 90%나 증가했다.

심지어 올해 8월 한 달간 박물관 내 기념품점과 식음료 매장의 카드 결제 고객 수는 지난해 8월보다 161% 늘어났으며, 기념품점의 평균 결제 단가도 38%나 상승하는 등 소비 활성화에 기여했다.

‘사유의 방’과 굿즈가 만든 새로운 경험

국립중앙박물관의 성공 비결은 유물 감상을 ‘자신만의 경험’으로 확장시킨 데 있다. 드넓은 공간에 단 두 점의 작품만 배치해 명상하듯 작품의 깊은 의미에 몰입하게 하는 ‘사유의 방’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또한 젊은 세대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 분장대회 행사는 온라인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담은 다양한 굿즈도 구매 욕구를 자극했다.

한 관람객은 “한국 전통문화를 이렇게 편안하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어 놀랍다”며 방문 기념으로 여러 굿즈를 추가 구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박물관의 이미지를 과거의 딱딱한 학습 공간에서 벗어나 친근하고 역동적인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케데헌’ 효과와 중장년층의 소비 확대

이러한 박물관의 변화와 더불어, 특히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흥행은 박물관 인기의 결정적인 기폭제 역할을 했다.

박물관은 아침부터 관광객들로 붐볐고, 개장 직후인 오전 10시 이용 고객 수가 케데헌 공개 전보다 415%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결제 고객 연령층의 변화다. 6월 전후로 40대와 50대 고객 비중이 각각 22%에서 33%, 13%에서 20%로 크게 증가하며 중장년층의 소비 확대가 확인된 것이다.

이는 젊은 층뿐만 아니라 전 연령대가 새로운 문화 경험을 찾아 박물관을 찾고 있음을 보여준다.

박물관 측은 “찾아오는 관람객 한 분 한 분들이 자기만의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기획했던 전시에 대한 호응”이라고 이 같은 인기의 비결을 분석했다.

다만, 관람객이 급증하면서 부족한 주차 공간과 혼잡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