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교체도 부담”… 유지비 16% 급등에 얇아진 서민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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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직격 내연차 비용
고유가 직격 내연차 비용 / 연합뉴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치솟으면서 내연기관차 소유자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있다. 연료비에 이어 엔진오일 교체 비용까지 16년 10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오르며, ‘차 한 대 굴리는 비용’이 전방위로 불어나는 형국이다.

이 같은 비용 압박이 전기차 전환을 가속하는 실질적 촉매로 작용하면서,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2026년 4월 마침내 100만 대를 돌파했다. 신차 5대 중 1대가 전기차인 시대가 열린 것이다.

연료비·오일비·수리비 ‘삼중고’… 2022년 이후 최대 상승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6년 4월 ‘개인운송장비 운영 비용’은 전년 동월 대비 16.3% 상승했다. 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7월(26.0%)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연료비 상승이 특히 가파르다. ‘개인운송장비 연료 및 윤활유 비용’은 22.7% 올랐으며, 경유는 30.8%, 휘발유는 21.1% 급등했다. 경유 차량 운전자의 체감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반면 자동차용 LPG는 국제 계약가격(CP) 반영 시차 영향으로 3.5% 하락해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차량 관리 비용도 일제히 올랐다. ‘개인운송장비 소모품 및 유지·수리 비용’은 4.5% 상승해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엔진오일 교체 비용은 11.6% 뛰었는데, 이는 2009년 6월(11.7%) 이후 16년 10개월 만의 최대 상승 폭이다. 엔진오일의 원재료인 베이스오일이 원유가에 연동되는 구조인 데다, 정비업계의 인건비·임대료까지 동반 상승한 결과다.

고유가로 몰린 차량 장면
고유가로 몰린 차량 장면 / 뉴스1

‘총소유비용(TCO)’ 역전… 고유가가 바꾼 전기차 구매 공식

과거 전기차 구매 동기는 ‘환경 의식’이나 ‘신기술 선호’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 조사에서는 ‘유류비 절감’과 ‘장기 유지비 절감’이 상위 응답으로 부상하고 있다. 내연차의 연료비·엔진오일·수리비가 동시에 폭등하면서, 총소유비용(TCO) 관점에서 전기차가 유리해지는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기차는 구조적으로 소모품 항목이 적다. 엔진오일·미션오일·점화플러그 등이 필요 없으며, 브레이크 마모도 회생제동 덕에 더디다. 충전 비용이 일부 오르더라도 상승 폭이 연료비에 비해 제한적이다. 업계에서는 “연간 주행거리가 많은 운전자일수록 전기차의 TCO 우위 구간이 빠르게 내려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경유 차량 비중이 높은 화물·택시·렌터카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 유인이 뚜렷하게 커지는 중이다.

EV 100만 대 시대, 신차 비중 20% 돌파… 속도가 달라졌다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2026년 4월 15일 기준 국내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가 100만 대를 넘어섰다. 2026년 1월부터 4월 14일까지 신규 등록된 전기차도 이미 10만 대를 돌파했다. 2025년에 같은 10만 대 달성 시점이 7월 둘째 주였던 것과 비교하면 약 3개월 이상 빨라진 페이스다.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2026년 3월 말 기준 전체 신차 등록 중 전기차 비중은 20.1%로, 2025년 연간 평균인 13.0%에서 7.1%포인트나 뛰어올랐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전환의 과실이 고르게 분배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경유 차량 의존도가 높은 저소득 자영업자·지방 거주자는 유지비 상승의 직격탄을 맞지만, 전기차 보조금 혜택은 신차 구매 여력이 있는 계층에 집중되는 구조여서 ‘교통복지 형평성’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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