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국민이 다 쓰는데 “우리는 보지 말라고?”… 중장년층은 ‘이용 금지’, 이유 봤더니

수십만 원 과태료 폭탄 괴담
환경부 “전국 단속 강화 사실무근”
유튜브발 가짜뉴스, 중장년층 취약

최근 유튜브발 ‘쓰레기 분리배출 단속 강화 및 과태료 부과’ 괴담이 확산하며 시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정부는 해당 정보가 사실이 아니라고 즉각 진화에 나섰으나,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가 압도적으로 높은 한국 사회에서 허위 정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활용한 교묘한 가짜뉴스, 정부 “사실 아냐”

이달 들어 유튜브 채널에는 쓰레기 분리배출 관련 단속이 전국적으로 강화되어 수십만 원에 달하는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는 내용의 영상이 퍼지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한 영상에서는 공무원 사칭 인물이 “라면 봉지를 종량제에 버려 20만 원”, “볼펜을 버려 80만 원” 등의 과태료 부과 사례를 직접 봤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영상의 내용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분리배출 규정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며 당국을 비판했다.

이러한 허위정보 확산에 대응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일 자료를 내고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기후부는 “올해 분리배출 지침을 개정하거나 지방자치단체에 단속 강화를 요청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정부는 국민들이 ‘생활폐기물 분리배출 홈페이지(분리배출.kr)’에서 거주지 분리배출 규정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중장년층·고령층 취약한 ‘정보 편향’ 심화

이처럼 가짜뉴스가 쉽게 확산되는 배경에는 한국의 특수한 미디어 소비 환경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은 유튜브를 통한 뉴스 소비가 46개국 평균(30%)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53%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플랫폼에서의 정보 검증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이 2023년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66%가 온라인 플랫폼 노출 뉴스 속 허위정보에 대해 우려한다고 답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중장년층과 고령층이 이러한 가짜뉴스에 더욱 취약한 이유로 디지털 문해력 격차를 지목한다.

한국정보화진흥원 조사 결과를 보면, 55세 이상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은 전체 평균의 64.3%에 불과했다.

이들은 스마트폰 사용은 활발하지만, 정보의 신뢰성을 판단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유튜브 등의 알고리즘이 유사한 주장만을 반복적으로 노출시키며 정보 편향을 강화함으로써,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가짜뉴스 근절 위해 ‘최대 5배 징벌 배상’ 추진

이러한 사회적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도 강력한 제재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언론개혁특별위원회는 20일, 허위 조작 정보를 유포하는 언론사나 유튜버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일정 규모 이상의 언론사나 유튜버 등이 ‘악의적으로’ 허위 조작 정보를 유통할 경우 징벌 배상 대상으로 삼는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악의 추정 요건을 두어, 언론사 등이 보도 전 사실 확인 조치를 충분히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소송을 당한 측이 ‘악의 없음’을 스스로 증명해야 하는 입증 책임 전환 조항이다.

민주당은 이 개정안을 연내 처리할 방침이며, 악의적 반복 유포 시에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유튜버의 ‘슈퍼챗’을 몰수·추징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제재 내용도 포함했다.

이는 단순한 가짜뉴스 대응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맞는 미디어 생태계 건전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기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