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나라 망한다’ 소리 듣지”… 2년간 5배 팔아치웠다, 李 대통령 ‘극대노’한 이유

“국민 재산, 헐값에 넘길 수 없다”…
2022년 이후 매각 급증,
국유자산의 헐값 매각 의혹 제기

나라님도 돈 없이는 못 산다’는 옛말이 있다. 최근 정부가 나라 살림을 꾸리기 위해 가지고 있던 땅이나 건물 같은 자산(국유자산)을 팔아 자금을 마련하려던 계획에 제동이 걸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정부가 보유한 자산의 매각을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정부의 자산 매각 과정에서 ‘헐값’에 팔아넘긴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파는 ‘국유자산’, 무엇이 문제인가?

정부가 가진 땅이나 건물 등을 ‘국유자산’이라고 부른다. 이는 국민 모두의 재산인 셈이다.

국유재산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뉘는데, 하나는 정부청사나 군부대처럼 나라 일을 하는 데 꼭 필요한 ‘행정재산’이다. 다른 하나는 지금 당장 필요 없거나 활용도가 떨어진 땅, 건물 같은 ‘일반재산’이다.

정부는 때때로 필요성이 낮아진 땅이나 건물을 팔아 현금을 확보하고, 이를 다른 필요한 곳에 사용한다. 세금이 부족할 때 나라 살림을 꾸리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다.

문제는 최근 1~2년 사이 이 국유재산 매각이 급격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지난 정부(윤석열 정부) 시절, 정부는 재정 건전성을 높이겠다며 활용도가 낮은 국유재산을 적극적으로 팔도록 지시했다.

그 결과, 2021년 145건이었던 매각 건수는 2023년에는 795건으로 5배 이상 폭증했다.

그런데 최근 국정감사에서 이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각된 국유재산 중 절반 이상(58.7%)이 ‘감정가’보다 싸게 팔렸다.

이에 “정부가 세금 부족(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국가 재산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지난 2년간 90조 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했는데, 이를 메꾸려고 국유재산을 급하게 팔아치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자산 매각을 담당하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측은 “공개 입찰 과정에서 여러 번 유찰되면 가격이 내려갈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대통령 “전면 중단하고 다시 살펴봐라“

논란이 커지자 이재명 대통령은 즉각 조치를 취했다.

최휘영 정부 대변인은 “대통령이 현재 진행 중이거나 검토 중인 모든 자산 매각을 중단하고 전면 재검토할 것을 각 부처에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앞으로는 꼭 팔아야 할 필요가 없는 자산은 팔지 않고, 부득이하게 매각할 경우에도 국무총리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절차를 강화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국유재산 매각 절차 전반을 뜯어고쳐, 국민의 재산이 헐값에 넘어가는 일이 없도록 제도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