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C, 재판부에 인스타그램 강제 매각 요구
소셜미디어 시장 독점 우려

“SNS 업계의 제왕이 무너질 수도 있다구요?”, “구글에 이어 메타도 분할 요구라뇨?”
페이스북으로 시작해 인스타그램과 왓츠앱까지 품은 메타가 기업 분할의 위기에 직면했다.
내년 4월 14일 워싱턴DC 연방법원에서 메타의 운명을 가를 중대한 재판이 열리는데, 이는 구글에 이어 빅테크 기업의 두 번째 분할 위기다.
구글에 이어 메타… ‘분할’ 위기?

검색 시장의 강자 구글이 분할 위기에 처한 데 이어 소셜미디어 시장을 장악한 메타까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TC)는 메타가 경쟁업체들을 무차별적으로 인수하며 시장을 독점했다며 인스타그램과 왓츠앱의 강제 매각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소송의 시작은 2020년으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FTC는 메타(당시 페이스북)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제소했다.
메타가 2012년 인스타그램, 2014년 왓츠앱을 잇달아 인수하며 소셜미디어 시장을 장악한 것이 문제가 됐다.

소송은 2021년 6월 워싱턴DC 연방법원이 FTC의 소송을 기각했지만, 2022년 11월 제임스 보아스버그 판사가 이를 뒤집고 소송 진행을 결정하며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달 초에는 메타 측의 소송 기각 요청마저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승소 가능성에 대해서는 FTC가 불리한 상황이다.
보아스버그 판사는 “FTC가 재판에서 자신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에 대한 어려운 질문들에 마주하고 있다”며 “때때로 FTC의 입장들은 삐걱거리는 반독점 선례들에서 자신들의 한계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앞서 진행된 구글의 반독점 소송이 메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반독점법, 소비자의 ‘권익 침해’ 우려
지난 8월 워싱턴DC 연방법원은 구글의 검색 시장 독점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미 법무부는 이에 따라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 강제 매각을 재판부에 요구한 상태다.
미국의 이런 강경한 태도는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 1890년 셔먼독점금지법 제정 이후 미국은 지속적으로 독점 규제를 강화해 왔다.
독점 기업이 가격 인상과 품질 저하를 통해 소비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신규 기업의 시장 진입을 막아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최근에는 빅테크 기업들의 영향력이 정치권까지 미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들 기업이 보유한 막대한 자금력과 데이터가 민주주의를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타의 분할 여부는 내년 4월 재판을 통해 결정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기업 분할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공유나 신규 인수 제한 등 다른 형태의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빅테크 기업들의 독점 문제를 바라보는 미국 정부의 시각이 한층 엄격해진 만큼, 메타의 앞날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