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일본 전력 시장을 뚫다
LS일렉트릭, 대형 ESS 수주 쾌거

“일본 전력망에 한국 ESS가 들어간다고?”
한국 기업이 일본 에너지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LS일렉트릭이 일본 미야기현 와타리 지역에 구축되는 에너지저장장치(ESS) 발전소 사업을 수주한 것이다.
총 360억 원 규모의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 기업이 일본에서 따낸 ESS 계통연계 사업 중 가장 큰 규모다.
이번 성과는 일본 정부가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한국의 전력 기술이 일본 전력망에 편입된다는 점에서 기술력과 신뢰 모두를 인정받은 사례로 평가된다.
‘일본 최초’ 이어 ‘일본 최대’

LS일렉트릭은 지난 10일, 미야기현 와타리 지역에서 전력변환장치(PCS) 20메가와트(㎿), 배터리 90메가와트시(㎿h) 규모의 ESS 발전소를 설계하고 시공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사업비는 37억 엔, 우리 돈으로 약 360억 원에 달한다.
이번 사업은 일본 도호쿠 전력 송전망에 지역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추진된 것으로, LS일렉트릭은 현지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실질적인 설계·조달·시공(EPC)과 운영·관리(O&M)을 모두 책임진다. 사업은 2027년 4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이미 2022년 홋카이도와 규슈에 일본 최초의 계통연계형 ESS 발전소를 구축한 바 있다.

이어 2023년에는 도쿄도 ESS 보조금 사업에 외국 기업 중 유일하게 선정되면서 기술력과 신뢰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녹색 일본’ 공략 본격화
일본은 최근 전기사업법 개정을 통해 ESS를 정식 발전소로 인정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현재 19.8%에서 36~38%로 끌어올릴 계획이며, 이에 따라 ESS 설치비용의 최대 50%, 수전장치의 경우 최대 75%까지 지원하고 있다.

LS일렉트릭의 글로벌 행보는 일본에만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오는 15일부터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데이터센터 월드 2025’에 참가해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초전도 전류제한기, 고효율 인버터 등 데이터센터 맞춤형 전력 솔루션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특히 최근 북미 빅테크 기업과 1600억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북미 전력 시장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AI와 클라우드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에 맞춰, 고압 배전 시스템 수요 역시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전통적인 제조업 이미지를 벗고, 미래 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 중인 LS일렉트릭. 이들의 행보가 향후 글로벌 ESS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