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재편 움직임 포착
부회장단 확대 여부 주목
계열사 시너지 전략도 부상

삼성과 SK가 연말 인사 시즌의 포문을 연 가운데 침묵을 지키고 있던 LG그룹도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그룹 차원의 리더십 재편과 미래 전략 수립을 위한 포석이 물밑에서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내달 초 사이에 주요 계열사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삼성과 SK가 조직 개편과 인사를 서두른 상황에서, LG도 더는 머뭇거릴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든 셈이다.
먼저 칼 빼든 ‘삼성·SK’

삼성은 이미 주요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경영평가를 마치고 이달 중순 사장단 및 임원 정기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재용 회장이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이후 처음 시행하는 인사로 책임경영 강화와 뉴삼성 체질 개선이 핵심 방향으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확대 개편하고 박학규 사장을 사업지원실장에 임명했으며 삼성 2인자로 불리던 정현호 부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회장 보좌역으로 이동했다.

이에 따라 사업지원실과 경영진단실, 미래사업기획단 간 기능 조율과 중장기 전략을 담당할 사령탑 조직의 복원이 가시화되고 있다.
SK 역시 발 빠르게 연말 인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LG의 인사 시점과 방향성에 대한 관심도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LG, 조용한 행보 뒤 숨은 ‘빅 픽처’

LG는 구광모 회장 체제 이후 줄곧 조용한 조직 운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는 예년과는 다른 흐름이 감지된다. 그룹의 리더십 구조를 바꾸는 중대한 분기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LG그룹의 부회장단은 권봉석 LG 부회장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2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통해 부회장단이 3인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유력한 승진 후보로 언급된다. 두 인물 모두 기술 중심의 경영 역량과 글로벌 사업 경험을 갖추고 있어, 미래 전략 중심의 인사 방향과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만약 실제로 부회장단이 확대된다면, 이는 LG그룹이 본격적으로 세대교체와 조직구조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고객 가치’와 신사업 성장, 인사의 핵심

LG그룹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각 계열사 간 시너지를 강화하고, AI·디지털 전환·글로벌 전략 등 신성장 축에 무게를 두는 방향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올해 LG 인사는 단순한 인력 교체 차원이 아니다”라며 “미래 산업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를 전면에 세우고, 글로벌 경쟁에서 속도를 맞추겠다는 신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AI, 로봇, 차량용 소프트웨어 등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어, 관련 기술과 글로벌 영업 역량을 갖춘 인물이 주요 보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또한 그간 안정 위주의 인사를 보여온 LG가 이번에는 변화의 폭을 넓힐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속도 내는 경쟁사, LG의 결정은 언제

한편 삼성과 SK가 잇따라 인사를 단행하면서, LG의 선택이 재계 전체의 향후 인사 흐름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올해 LG의 인사는 단순한 연말 정례행사 그 이상으로 세대교체, 리더십 재편, 신성장 전략의 전면화 등 LG의 향후 10년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한 재계 소식통은 “삼성, SK가 먼저 승부수를 띄운 상황에서 LG도 전략적으로 타이밍을 조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며 “결국 LG도 경쟁사들의 변화에 보조를 맞춰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