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이어 KT도 결국 “유심 공짜로 바꿔드립니다”… 언제 어떻게 받나 봤더니

KT 전 고객 무상 교체
해킹 피해 확산에 특단
SKT 대란 재현 우려 낮춰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통신 서비스에서 또다시 개인 정보 유출 우려가 확산되면서 가입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앞서 유사한 사태를 겪었던 SKT에 이어 KT 또한 전 고객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심 무상 교체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펨토셀 해킹 피해 확산, KT 전 고객 무상 교체

KT는 4일 이사회를 열어 해킹 피해 후속 대책으로 전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USIM)을 무상으로 교체하는 서비스를 시행하기로 의결했다. 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도 동일한 혜택을 받는다.

이 같은 조치는 2만 2천227명이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 접속에 노출되고 362명이 무단 소액결제를 당하는 등 해킹 피해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가입자 전원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핵심 서버망에서 해킹이 이뤄졌다는 의혹에 고객 불안이 커지자 KT가 고객 보호 조치에 나선 것이다.

KT는 5일 오전 9시부터 KT닷컴 홈페이지와 유심교체 전담센터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고객은 전국 KT 대리점을 방문하거나, 11일부터 택배 배송을 통한 셀프 개통 방식으로 유심을 교체할 수 있다.

KT는 신청이 초기에 몰릴 가능성을 고려해 해킹 피해가 집중된 광명·금천 인근 지역(서울 8개 구, 경기 9개 시, 인천 전 지역)을 우선 대상으로 정했다.

이후 11월 19일부터 수도권 및 강원 지역, 12월 3일부터 전국으로 순차 확대한다.

SKT 유심 대란 재현 우려, KT의 준비 상황은

이번 KT의 대규모 무상 교체 결정은 과거 SK텔레콤의 유심 대란 학습 효과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SKT는 유심 정보 유출 사고 이후 무상 교체를 시행했을 당시, 초기 유심 재고 부족과 온라인 예약 시스템에 동시 접속자가 12만 명에 달하는 등 고객들이 큰 혼란과 불편을 겪었다.

고객들은 개인정보와 금융 정보 유출 우려에 불안감을 이기지 못하고 아침 일찍부터 대리점 앞에 긴 줄을 서야 했다.

그러나 KT는 유심 부족 사태가 재발할 우려는 낮다고 판단한다. 김영섭 KT 대표는 지난달 21일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해 현재 보유한 유심 250만 개와 다음 달 입고할 수 있는 200만 개 물량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KT는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네트워크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전반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여부는 이날 이사회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으며, 추후 민관 합동 조사 결과 등을 고려해 논의할 방침이다.

통신 업계의 ‘보안 체계 개선’ 과제

이러한 사례에서 보듯, 유심 정보 유출 사고는 개인정보와 금융 정보 유출 우려를 키우며 타 통신사로의 이탈, 집단 청원 등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다.

KT의 이번 무상 교체 조치는 단기적인 고객 불안을 해소하려는 목적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통신 기업들의 근본적인 보안 체계 개선이 필수 과제로 남는다.

KT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고객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통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근본적인 보안 체계 개선과 서비스 안정화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알뜰폰 이용자의 유심 교체 방법과 일정은 각 사업자를 통해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