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 구원투수’로…중국이 수출 막자 대안으로 떠오른 국내 기업

전략광물 안티모니 수출 통제로
美 방산업계 비상 걸린 상황에서
고려아연 첫 대미 수출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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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안티모니 수출 / 출처: 뉴스1

지난해 8월 중국이 안티모니를 포함한 희토류 수출 통제를 발표하면서 글로벌 산업계가 충격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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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산업체들이 부품 수급 차질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전략 자원 공급의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했다.

고려아연, 20톤 첫 선적으로 美 방산 구원투수 등판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이 지난주 국내 기업 최초로 안티모니 20톤을 미국 볼티모어항으로 선적하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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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안티모니 수출 / 출처: 뉴스1

이 물량은 다음 달 미국에 도착한 후 현지 전문 수입업체를 통해 10여 개 주요 방산기업에 공급될 예정이다.

단기 계약으로 시작된 이번 수출은 양국 간 전략적 협력의 시작점에 불과하다. 고려아연은 앞으로 미국 기업들과 장기 계약을 추진하여 올해 총 100톤, 내년에는 월 20톤씩 연간 240톤 이상으로 수출량을 확대할 방침이다.

글로벌 공급망의 새로운 전환점

안티모니는 한국이 지정한 28개 핵심광물 중 하나로, 국방 산업과 첨단 기술 분야의 필수 자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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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안티모니 수출 / 출처: 연합뉴스

철갑 저격탄 제조용 합금에서부터 F-35 전투기의 미사일 경보 시스템에 이르기까지 현대 군사 기술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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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배터리, 항공우주 장비 등 현대 산업 전반에 걸쳐 이 소재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지난해 8월 안티모니 수출 통제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시장은 큰 혼란에 빠졌다. 특히 안티모니 수입의 6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해 온 미국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 국제 문제 연구소’는 “이번 조치가 미국 방위 산업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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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안티모니 수출 / 출처: 연합뉴스

또한 영국 버밍엄 대학의 개빈 하퍼 박사는 “장기화될 경우 미국 제조업 전반에 생산 지연과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새로운 글로벌 자원 강자로 부상

이처럼 국제 자원 시장이 요동치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의 미국 수출은 단순한 상업적 성과를 넘어 국제 무대에서 한국의 입지를 강화하는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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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안티모니 사업에 진출한 고려아연은 순도 99.95%의 고순도 안티모니 생산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전문업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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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안티모니 수출 / 출처: 뉴스1

올해 1분기에만 971톤의 안티모니를 판매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고, 매출액은 59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약 3,500톤의 안티모니를 생산한 고려아연은 중국의 수출 통제 조치 이후 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안티모니 대미 수출이 본격화되면 한국이 글로벌 전략광물 허브로서 위상을 확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자원 무기화 전략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한국 기업이 세계 공급망 안정화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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