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OK 받아내자마자”… 中·日 ‘초긴장’, 32년 만에 동북아 판도 ‘싹’ 바뀐다

李 대통령 요청 하루 만에 전격 승인
김영삼 정부의 비밀 프로젝트에서 시작,
노무현 정부 때 좌절 겪고 마침내 현실화

“한국이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짧은 글이 동북아시아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연료 공급을 요청한 지 채 24시간도 지나지 않아 나온 파격적인 화답이다.

이로써 30년 넘게 이어져 온 대한민국 국군의 숙원 사업이 드디어 현실화를 눈앞에 두게 됐다.

‘바닷속 유령’ 핵잠수함, 왜 그토록 원했나

핵추진 잠수함은 디젤 잠수함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를 충전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물 위로 부상해 디젤 엔진을 가동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적에게 발각될 위험이 크고, 잠항 시간에도 한계가 뚜렷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을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핵추진 잠수함은 원자로에서 나오는 막대한 에너지로 움직인다. 사실상 무제한에 가까운 잠항 능력을 바탕으로 몇 달이고 수중에서 은밀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바닷속의 유령’으로 불리며, 그 존재만으로도 적에게 엄청난 압박을 가하는 전략 무기로 꼽힌다.

30년에 걸친 집념, 험난했던 개발사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 시작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며 1차 북핵 위기가 터지자, 정부는 비대칭 전력 확보를 위해 극비리에 핵잠수함 개발에 착수했다.

이후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3년, ‘362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계획은 다시 구체화됐다. 프랑스의 바라쿠다급 잠수함을 모델로 2020년까지 3척을 실전 배치한다는 목표까지 세웠다.

그러나 이 계획이 1년여 만에 언론에 공개되면서 미국의 강한 견제와 주변국의 반발에 부딪혔고, 결국 사업은 좌초되는 아픔을 겪었다.

문재인 정부를 거치며 다시 필요성이 공론화된 핵잠수함은, 마침내 이재명 정부에 이르러 미국의 승인이라는 가장 큰 문턱을 넘게 된 것이다.

한편,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는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한층 더 끌어올릴 뇌관이 될 수 있다.

당장 중국은 자국을 겨냥한 군사적 압박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호주의 핵잠수함 도입에도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중국으로서는, 지리적으로 훨씬 가까운 한국의 핵잠수함 보유를 좌시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 일본까지 가세할 경우, 동북아는 군비 경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30년 숙원을 풀었지만, 더 복잡하고 어려운 외교안보적 과제를 떠안게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