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난리 났는데 “한국만은 건들지 마라”… 日·中과는 다른 ‘역대급’ 대우, 대체 왜?

미국인 10명 중 3명
“한국 관세 내려야”
주요국 중 최저 인상률

미국인들이 한국에 대해서만큼은 다른 나라와 확연히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멕시코, 심지어 일본보다도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 의견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 소재 한미경제연구소가 유고브에 의뢰해 미국인 1천181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드러났다고 3일 현지시간으로 발표했다.

한국만 유독 낮은 관세 인상 지지율

조사 결과 한국에 대한 관세를 높여야 한다고 응답한 미국인은 겨우 10%에 그쳤다. 이는 주요 교역국 중 가장 낮은 수치다. 반면 관세를 낮춰야 한다거나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각각 33%씩 나타나 관세 인하 지지 의견이 인상 의견의 3배를 넘어섰다.

다른 주요 교역국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뚜렷하다.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 지지율은 26%로 한국의 2.6배에 달했고, 멕시코 18%, 캐나다 15%, 유럽연합 14%, 일본 12% 순으로 나타났다.

교역량 확대에 대한 의견도 긍정적이었다. 한미 교역량을 늘려야 한다는 응답이 26%로 나타났고, 현 수준 유지가 42%, 줄여야 한다는 의견은 9%에 불과했다.

한류가 만든 이미지 변화의 힘

이처럼 한국에 대한 우호적 여론의 배경에는 한국 문화의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 문화가 미국에서 한국 이미지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0%의 응답자가 그렇다고 답했다.

미국인들이 꼽은 긍정적 영향을 주는 한국 문화 요소로는 음식이 4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영화·화장품·예술작품이 각각 15%, K팝과 TV쇼가 각각 12%로 뒤를 이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추가 선정에서도 한국은 17%의 지지를 받아 일본 52%, 독일 41%, 인도 20%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안보 위협 인식에서는 러시아 54%, 중국 48%, 북한 37%, 이란 34% 순으로 나타났으며, 미 행정부의 북한 문제 대응에 대한 지지율은 28%였다.

무역정책에 미칠 긍정적 파장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앞으로 한미 양국의 무역정책 결정 과정에서 완화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내에서 한국 관세 인상에 대한 지지가 극히 낮다는 점은 향후 어떤 행정부가 들어서더라도 대한국 보호무역 조치가 제한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히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한국의 주력 산업에 대한 관세 보복 조치나 추가 무역장벽 도입을 견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보다 안정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의미다.

대통령실도 이런 분위기를 활용해 3천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한국 측의 수정안을 미국 측에 제안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며 “양국 모두에 도움이 될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류의 힘이 문화를 넘어 경제와 외교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며 한국의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