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세계 수출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한 품목이 2024년 기준 81개로 집계됐다. 5년 연속 세계 10위권을 유지한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가 5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1위를 탈환하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17일 발표한 ‘세계 수출시장 1위 품목으로 본 우리 수출의 경쟁력(2024년 기준)’ 보고서에 따르면, 81개 품목 중 20개가 2024년 새롭게 1위에 오른 신규 품목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순위가 단계적으로 오르고 있는 2~10위 품목이 19개에 달해, 향후 1위 품목 수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AI 수요가 반도체 왕좌 되찾게 했다
한국의 최대 수출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5년 만에 세계 1위를 탈환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급증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선전하면서 중국을 따돌렸다는 분석이다.
SSD 반도체는 2020년 대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이후 5년 연속 정상을 지켰다. 실제로 2026년 1월 기준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42.1% 폭증하며 AI 수요의 현재 진행형 성장세를 방증했다.
변압기·마스크팩, 신흥 강자로 부상
변압기는 북미를 중심으로 한 전력 인프라 현대화 수요가 확대되면서 세계 1위에 신규 등극했다. 미국의 인프라 투자 확대와 에너지 전환 정책이 수출 증가를 이끈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마스크팩은 K-뷰티 열풍에 힘입어 처음으로 1위에 올랐다. 2024년 한국 화장품 수출은 처음으로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20.3%↑)을 기록했고, 마스크팩이 그 대표 품목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라면은 2년 연속 1위를 유지하며 K-푸드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일본은 내리막, 한국은 선방…격차 좁혀졌다
이번 보고서에서 주목할 대목은 한일 간 경쟁력 격차 변화다. 일본의 세계 수출 1위 품목 수는 2020년 159개에서 2024년 118개로 41개 줄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 81개를 유지하면서, 일본의 글로벌 순위가 5위에서 8위로 3계단 내려앉는 동안 한국은 10위를 지켰다.
다만 위협 요인도 존재한다. 액체 운송 선박(유조선·LNG선)은 중국의 저부가가치 유조선 대량 수주 전략에 밀려 1위를 내줬다. 보고서는 최근 LNG선 수주 호황을 근거로 2025년 재탈환 가능성을 전망했지만, 대만의 반도체 수출이 미국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한국에 경계 신호로 분석된다.
홍지상 무협 실장은 “독일, 일본 등 주요 제조국의 수출 1위 품목 수가 크게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한국은 81개를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며 “1위 품목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제품 경쟁력 제고와 차별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