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발 전쟁 충격으로 요동치던 국내 증시가 유가 진정세와 미국 증시 반등이라는 두 가지 호재를 등에 업고 3월 17일 장 초반 3% 가까이 급반등했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9시 21분 현재 전장 대비 148.79포인트(2.68%) 오른 5,698.64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4.13% 상승한 19만6,500원, SK하이닉스는 2.77% 오른 100만1,000원에 거래되며 각각 19만원·100만원 선을 재돌파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7.5원 내린 1,490.0원에 장을 시작했다.
유가 하락이 쏘아 올린 글로벌 훈풍
이날 증시 반등의 핵심 동력은 국제유가 하락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기대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유가와 코스피가 단기 기준 역상관 관계에 있다고 분석한다. 유가가 오르면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져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고, 이는 주식의 상대적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구조다.
전날(16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83% 오른 46,946.41로 5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고, S&P 500은 1.01% 상승한 6,699.38, 나스닥은 1.22% 오른 22,374.18에 마감했다. 미국 3대 주가지수의 동반 반등이 국내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정학적 리스크, 여전히 ‘출구’를 향해
미-이란 전쟁이 촉발한 지정학적 충격은 3월 초 국내 증시를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6거래일 동안 9차례·2차례씩 발동될 만큼 극도로 불안정하게 만들었다. WTI 유가는 한때 배럴당 119.5달러까지 폭등했다가 90달러대 초반으로 급락한 바 있다.
키움증권 한지영 연구원은 “미-이란 전쟁은 현재 출구 전략이 거론되고, 유가 역시 100달러 부근에서 상방 저항을 받고 있다”고 짚었다. KB증권 권희진 이코노미스트도 “트럼프 대통령이 물가 충격이 심화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명분을 마련해 상황을 종료할 유인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실적이 ‘다음 관문’
시장에서는 유가 안정과 함께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또 다른 변수로 주목된다. 한지영 연구원은 “마이크론 실적 등 국내 반도체주의 주도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재료들이 주중 대기하고 있다는 점도 잠재적인 상방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예상치에 부합할 경우, 지수는 상승 추세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화해 글로벌 경기 사이클이 무너질 경우 지수는 본격적인 하락 추세로 진입할 수 있다”며 위험 요인도 함께 경고했다. 삼성증권 박주란 분석가 역시 “전황에 따라 널뛰기 장세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