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오는 5월 9일까지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매물에 대한 토지거래허가 규제를 일시 완화했다. 그동안 완전히 차단됐던 ‘전세 끼고 매매’가 3개월간 한시적으로 가능해진 것이다. 하지만 용산구 20억원짜리 아파트에 8억원 전세가 낀 매물을 사려면 현금 19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 거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번 조치는 5월 9일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다주택자의 급매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 전역과 경기도 12개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3중 규제에 묶여 있어 세입자가 거주 중인 다주택자 매물은 원칙적으로 거래가 불가능했다. 다만 정부는 대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은 없다고 명확히 했다.
계약부터 입주까지 복잡한 절차
용산구 매매가격 20억원 아파트에 8억원 전세(2028년 2월 11일 만기)가 낀 매물을 무주택자가 매입한다고 가정할 경우, 먼저 5월 9일까지 계약금 2억원을 지불한 후 강남·서초·송파·용산구는 4개월, 나머지 서울 21개 구는 6개월 내에 잔금과 등기를 완료해야 한다. 이 경우 9월 9일까지 잔금 10억원을 내고 보증금 8억원을 승계받아 등기를 낸다.
문제는 전세반환대출이 최대 1억원으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결국 2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하려면 계약금 2억원, 잔금 10억원, 승계 보증금 8억원에서 전세반환대출 1억원을 뺀 총 19억원의 현금이 필요하다. 실제 입주는 임대차 계약 만료일인 2028년 2월 11일에 전세 보증금 8억원을 돌려주고 들어가면 된다.
주택담보대출 가능한 경우는 상대적으로 유리
반면 집주인이 거주하던 무전세 매물은 절차가 간단하다. 5월 9일까지 계약금을 낸 후 거래 허가를 받아 9월 9일까지 등기·입주하면 된다. 이때는 주택담보대출을 활용할 수 있어 대출금액을 높일 수 있다. 매매가격 15억원 이하는 6억원,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는 4억원, 25억원 초과는 2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재건축 아파트 매매에는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투기과열지구에서 재건축은 조합 설립 이후, 재개발은 관리처분계획 인가 이후부터 조합원 지위 양도가 금지된다. 다주택자는 어떤 예외 조항에도 해당되지 않아 이 주택을 사면 현금 청산 대상이 되고 조합원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일시적 2주택자 포함 여부는 미결정
일시적 2주택자가 이번 조치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부처 간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명목상 다주택자이지만 세금 측면에서 1주택자 비과세를 적용받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5월 9일 시한이 실질적 압박이 아닌 이들은 제외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이 등록임대주택에 대해 “적정한 기간 중과를 유예한 후에는 일반 주택과 동일하게 세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양도세 중과 정책이 조정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아파트만 대상이고 오피스텔과 빌라는 제외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지만,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다주택자에게 양도세 폭탄을 피할 기회를 주고 무주택자에게는 갭투자 형태로 내 집 마련의 길을 열었지만, 현금 부담이 워낙 커서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분석했다.
값을 내리면 되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