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500만 원”, “마침내 ‘금고’ 열렸다”…노후 걱정 많던 고령층들 ‘활짝’

사망보험금 90%까지 생전에 사용 가능
종신보험 계약자에 연금형태 지급 가능
노인 빈곤 문제 해결 새 대안 제시
사망보험금
사망보험금 유동화 도입 / 출처: 연합뉴스

“매달 꼬박꼬박 보험료를 내면서도 늘 고민이었어요. 나이 들어 정작 돈이 필요할 때 써야 하는데, 내가 죽은 뒤에야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라니…”

종신보험에 가입한 지 15년째인 김 모(58) 씨는 노후 준비에 대한 불안감을 토로했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새 정책으로 김 씨와 같은 종신보험 가입자들의 오랜 한숨이 덜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사망 후에만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을 살아있는 동안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노후 자금 활용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사망보험금
사망보험금 유동화 도입 / 출처: 연합뉴스

사망보험금, 이제 생전에 활용 가능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11일 보험 개혁 회의를 열고 사망보험금 유동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번 정책은 종신보험 사망보험금의 최대 90%를 생전에 연금이나 요양·간병·주거·건강관리 서비스 형태로 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상은 계약 기간 10년 이상, 납입 기간 5년 이상이며 계약자와 피보험자가 동일한 만 65세 이상 금리확정형 종신보험 가입자다.

사망보험금
사망보험금 유동화 도입 / 출처: 연합뉴스

유동화 방식은 연금형과 서비스형 두 가지로 나뉜다. 연금형으로 선택하면 납입 보험료의 최소 100~200%를 매월 받을 수 있으며, 서비스형은 보험사가 제휴한 요양시설 이용료나 건강관리 서비스로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유동화 가능한 종신보험 계약은 약 33만 9천 건, 규모는 11조 9천억 원으로 추산되며, 계약 한 건당 평균 약 3,510만 원에 달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에 가입한 금리확정형 종신보험은 보험계약대출이 없다면 대부분 유동화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며 “앞으로 65세에 도달하는 계약자와 납입완료자가 점차 증가함에 따라 유동화 가능 계약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이르면 올해 3분기부터 보험사별 준비 상황에 따라 관련 상품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사망보험금
사망보험금 유동화 도입 / 출처: 연합뉴스

노인 빈곤 해소와 안정적 노후 지원

이번 제도 도입의 배경에는 우리나라의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가 있다.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39.2%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에 속하는 실정이다.

또한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노후 소득 안전망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사망보험금 유동화는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노후지원 보험 5종 세트’의 세 번째 과제로, 고령층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종합적인 접근의 일환이다.

사망보험금
사망보험금 유동화 도입 / 출처: 연합뉴스

금융당국은 종신보험을 주택처럼 유동화해 주택연금과 더불어 고령층에 안정적인 노후소득 수단을 제공하려는 취지로 이번 정책을 추진했다.

보험계약대출과 달리 상환 의무나 이자 부담이 없어 실질적인 노후 안전망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종신보험 가입 감소, 시대 변화 반영

또한 이번 정책은 종신보험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는 의미도 갖는다. 한때 생명보험의 효자 상품으로 불렸던 종신보험은 최근 들어 가입자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사망보험금
사망보험금 유동화 도입 / 출처: 연합뉴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종신보험 신계약은 2017년 157만 건에서 2022년 106만 건으로 약 32% 감소했다. 신계약금액 역시 같은 기간 87조 원에서 49조 원으로 약 40% 줄어들었다.

이러한 감소세의 배경에는 1인 가구 증가와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가 있다. 과거 가장이 집안을 책임지던 가족 구조가 맞벌이 부부, 딩크족 등으로 다양화되면서 종신보험의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또한 비싼 보험료 부담과 불완전 판매로 인한 신뢰 하락도 종신보험 외면의 이유로 꼽힌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이번 사망보험금 유동화 정책은 고령층에게는 노후 소득 안정을 제공하고, 보험 산업에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이중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금융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Copyright ⓒ 이콘밍글.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25

관심 집중 콘텐츠

에너지고속도로

“바다 밑에 ‘대형 황금알’이 있다”… 11조 ‘효자 사업’에 업계 ‘기대감 솔솔’

더보기
파리 식당가 와인 바꿔치기

한국인 사랑 듬뿍 받는 여행지인데 “환상이 깨졌다”…‘발칵’ 뒤집힌 이유

더보기
한화 대미 라인

미국서 ‘러브콜’ 날아들더니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한화 행보에 ‘눈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