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이틀 역대급 폭락장이 펼쳐진 지난 3~4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오히려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집중 매수하며 반등에 베팅했다. 5일 이들의 선택은 빛을 발했다. 증시가 급반등하면서 주요 레버리지 ETF들이 오전 11시 기준 2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코스피가 12.06% 폭락하며 일간 낙폭 기록을 세운 4일 하루에만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6천727억원, KODEX 레버리지를 4천241억원 순매수했다. 코스피가 6,000선을 내준 3일에도 각각 2천325억원, 4천624억원을 사들였다. 이틀간 레버리지 ETF에만 약 1조8천억원을 쏟아부은 셈이다.
공포 속 ‘2배 베팅’… 상위 10개 중 7개가 레버리지형
특히 4일 개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중 7개가 레버리지형 ETF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6천727억원)가 1위를 차지했고, KODEX 레버리지(4천241억원)가 2위에 올랐다. 이어 TIGER 반도체TOP10레버리지(890억원), KODEX 반도체레버리지(795억원),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694억원) 등 업종별 레버리지 상품까지 매수세가 이어졌다.
이는 개인들이 단순히 지수 회복만 기대한 것이 아니라, 반도체·2차전지·조선 등 특정 섹터의 기술적 반발까지 노린 전략적 접근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5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는 20%, KODEX 레버리지는 18% 상승하며 전날 손실을 단숨에 만회했다.
“모멘텀 훼손 안 됐다” 판단… 단기 반등 적중
전문가들은 개인들이 “일간 낙폭이 과도하다”는 기술적 분석과 함께 “증시 모멘텀이 훼손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중동 사태라는 외부 변수가 국내 기업의 펀더멘털까지 바꾸지는 않았다는 계산이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레버리지 ETF의 구조적 리스크를 지적한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지만, 매일 리밸런싱되는 특성상 장기 보유 시 ‘길 손실(path loss)’ 위험이 크다. 실제로 RISE 코스닥150선물레버리지의 최근 3개월 수익률(47.77%)은 기초지수 2배 기대치(49.14%)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배수 단타 전략… “성공 사례가 과신 부를 수도”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번처럼 급락 후 단기 반등이 명확한 상황에서는 레버리지 ETF가 효과적일 수 있지만, 방향성을 잘못 읽으면 손실도 2배로 커진다”며 “일회성 성공 사례가 투자자들의 과신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개인 투자자들은 3일 인버스(inverse) ETF도 대량 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시점에 하락 베팅과 상승 베팅이 동시에 이뤄진 셈인데, 이는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시장 전망이 엇갈렸음을 보여준다. 시장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상품은 단기 대응 수단일 뿐, 중장기 포트폴리오의 핵심으로 삼기에는 변동성 리스크가 크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