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적자로 서울 매장 축소
근속 3년 이상 직원 희망퇴직 실시
면세업계 위기, 활로 찾을까

“이대로는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현대면세점이 결국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섰다.
서울 시내 매장 축소에 이어 희망퇴직까지 단행하며 생존을 위한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들었다. 면세업계 전체가 위기에 처한 가운데 나온 현대면세점의 결단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벼랑 끝 현대면세점, 희망퇴직으로 몸집 줄인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현대면세점이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면세점은 2021년 12월 31일 이전에 입사한 부장 이하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근속 만 5년 이상 직원에게는 성과연봉 기준액 15개월 치, 만 3년 이상 직원에게는 12개월 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
미사용 연차 휴가와 수당도 별도로 지급하며,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다음 달 31일까지 유급 근무 면제 기간을 부여해 재취업 준비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구조조정은 서울 시내 면세점 축소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현대면세점은 오는 7월 31일 동대문점의 영업을 중단하고 면허를 반납할 예정이다.
무역센터점도 기존 8~10층 3개 층에서 8~9층 2개 층으로 축소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면세점 관계자는 “지속되는 업계 불황으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며 “매장 축소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면세점 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직면
현대면세점의 구조조정은 개별 기업의 문제를 넘어 면세업계 전체의 위기를 보여준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국내 면세점의 월간 매출은 9,544억 원으로 전년 동월(1조 5,909억 원) 대비 40%나 급감했다.

면세점 매출이 1조 원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매출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중국인 보따리상(다이궁)과의 거래 축소를 지목한다.
롯데면세점을 비롯한 주요 면세업체들이 수익성 악화로 다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하거나 수수료를 낮추는 방식으로 의존도를 줄이면서 발생한 매출 공백을 채울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임대료 부담은 면세점 운영의 또 다른 걸림돌이다. 지난해 신라·신세계·현대 등 주요 면세업체들이 인천국제공항에 납부한 임대료는 총 5,051억 원으로, 3사 합산 매출의 10%에 달했다.

반면 이들의 영업손실액은 1,344억 원을 기록해 임대료 부담이 실적 악화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이중고 속에서 면세점들의 철수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1월 부산점 폐점을 결정했고, 현대면세점도 이번에 동대문점 철수와 함께 대규모 희망퇴직이라는 강수를 두게 된 것이다.
유커 무비자 정책, 면세업계 구원투수 될까
위기 속에서도 면세업계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정부의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이다.

정부는 4월 중 전담여행사가 모집한 유커에 대한 한시적 비자 면제 시행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공식 발표 후 3분기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는 정부가 유커를 대상으로 비자 면제를 추진하는 첫 사례로, 면세업계는 이를 통한 매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면세점들은 적극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롯데면세점은 1월 초 마케팅부문을 신설하고 그룹 투어팀, 개별관광객 팀, 커뮤니케이션팀을 배치해 고객 세분화 타깃 마케팅을 강화했다.
신세계면세점은 객단가가 높은 외국인 프리미엄 단체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며 연말까지 5만 명 이상의 기업 포상 단체관광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정책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장기적으로 면세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상품이나 관광적 요소 등 좀 더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를 통한 단기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면세업계의 체질 개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이 없다면 장기적인 생존은 보장할 수 없다는 경고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세금 없는 면세점이 더 비싼 이유가 뭐야?
인검비…
한국 면세점은 나도 안감.
다른나라 면세점에 비해 비쌈.
애국소비의 시대는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