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폭로하자마자 “당장 짐 싸서 나가”… ‘발칵’ 뒤집어졌다, 대체 무슨 일이?

캐나다 업체 블랙리스트 올린 중국
“화웨이 비밀 폭로”에 이례적 보복
기술 격차에도 생산량 2배 늘리며 추격

“화웨이가 미국의 감시망을 뚫고 첨단 반도체를 구했다.” 캐나다의 한 연구업체가 내놓은 이 보고서 한 장이 거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이 보고서는 중국의 기술 자존심인 화웨이가 어떻게 미국의 제재를 뚫고 최신 AI 반도체를 손에 넣었는지, 그 비밀스러운 경로를 파헤쳤다.

‘비밀 폭로’에 칼 빼 든 중국, 정면 대응

사건의 발단은 캐나다의 기술 분석 전문업체 ‘테크인사이츠’가 화웨이의 최신 AI 칩 ‘어센드 910C’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테크인사이츠는 이 칩을 분해한 결과, 대만의 TSMC 같은 세계적인 기업이 만든 부품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 조치를 화웨이가 교묘하게 우회하고 있다는 증거였다.

미국은 중국의 군사 기술 발전을 막기 위해 엔비디아 같은 자국 기업의 최첨단 반도체가 중국으로 들어가는 것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그런데 화웨이가 ‘소프고’라는 중간 업체를 통해 부품을 공급받는 경로가 드러난 것이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지난 9일, 테크인사이츠를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목록에 포함시키고 중국 내 모든 개인 및 기관과의 거래를 금지시켰다.

자국 기업의 약점을 드러낸 해외 기관에 대해 이례적으로 강력한 보복을 가한 셈이다.

‘엔비디아 없이’…생산량 2배 늘리는 화웨이

중국 정부는 보복 조치와 함께 자국 기업들에게 ‘엔비디아 칩 대신 화웨이 칩을 사용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기업인 알리바바나 텐센트 등이 AI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AI 반도체가 필요한데, 이 수요를 자국 기업인 화웨이가 흡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화웨이는 공격적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주력 AI 칩인 ‘어센드 910C’의 내년 생산량을 올해보다 두 배 늘어난 약 60만 개로 계획하고 있다.

또한 2028년까지 성능을 대폭 개선한 후속 모델들을 계속해서 내놓겠다는 장기적인 청사진까지 공개하며 세계 1위 엔비디아를 추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하지만 화웨이의 ‘반도체 독립’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여전한 기술 격차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최신 칩 성능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제품과 비교하면 10%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제재가 계속되는 한, 첨단 장비와 기술을 확보하기 어려워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발판 삼아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험난한 길이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