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원 환전거래 570% 급증
토스뱅크도 211% 늘어나
수수료 100% 면제 효과

달러를 사고파는 ‘환테크’ 시장이 폭발적으로 커지며, 일부 플랫폼에서는 거래량이 1년 새 570% 넘게 폭증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턱밑까지 오르자, 단순히 달러 예금에 돈을 넣어두는 것을 넘어 ‘사고 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개인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환전수수료 면제가 기폭제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9일 기준 토스뱅크의 누적 환전 거래량은 지난해 말보다 211% 급증했다. 특히 외환 전문 핀테크 업체 스위치원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올 10월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0% 이상 거래량이 치솟았다.
이 같은 급성장은 ‘수수료 0원’ 정책이 불러온 결과다.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스위치원 등이 환전 수수료를 아예 없애면서 사용자 확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간편한 UI·UX와 모바일 앱 기반 서비스가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유입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한 FX 투자자는 “언제든지 손안에서 사고팔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세금 부담도 없고, 시세 차익만 잘 챙기면 부수입으로 괜찮다”고 말했다.
실제 환테크는 외화를 단순히 예치해 두는 방식과는 다르다. 환율이 낮을 때 매수해 높은 시점에 다시 팔아 차익을 남기는, 일종의 단기 환율 매매다.
하루 거래 한도 있지만 ‘열기’는 뜨거워
일각에서는 환테크 과열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다만 개인이 하루에 거래할 수 있는 외화 금액에 제한이 있어 무분별한 투자는 구조적으로 어렵다.
예를 들어 스위치원은 하루 매수·매도 총액을 4천달러로 제한하고 있고, 카카오뱅크의 ‘달러박스’는 하루 5천달러 입금, 1만달러 출금이 가능하다.
토스뱅크는 하루 1천만원, 월간 1억원 한도로 외화 매수를 허용하고 있다. 이처럼 일정 금액 이상을 초과할 수 없어 리스크가 비교적 통제된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은행권도 환테크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관련 서비스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은 환전 수수료를 최대 90%까지 우대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외화통장을 주요 자산 구성의 일부로 보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해외여행 시 자동환전 기능이나 직관적인 앱 화면이 환테크 초보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외화예금도 ‘꾸준히’…서학개미는 또 다른 흐름
외화 자산에 대한 관심은 단기 수익을 노리는 환테크뿐만 아니라 외화예금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통계에 따르면, 9월 기준 개인 보유 외화예금은 148억3천만달러로, 전월보다 1억5천만달러 늘었다.
특히 개인 외화예금 규모는 2021년 187억7천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에도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금리 매력과 더불어 원화 가치 하락에 대비한 자산 분산 차원에서 외화를 보유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이와 별개로, 해외 주식 투자에 필요한 환전 수요도 환테크 확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른바 ‘서학개미’라 불리는 투자자들이 10월에만 68억1천만달러어치의 해외 주식을 사들이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들은 주로 증권사 환전 서비스를 이용해 미국 주식 등 해외 자산을 매수하지만, 환율이 오를수록 달러를 미리 확보해두려는 움직임이 맞물리며 전체적인 외화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환율 예측보다 변동성에 베팅”
흥미로운 점은 투자자들의 전략이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환율이 적용되는 시간대를 파악해 여러 은행 앱을 비교하며 유리한 조건을 찾아 움직이거나, 단기 변동성 자체에 베팅하는 식이다.
한 FX 투자자는 “환율 흐름을 예측하기보다는 오르내림 자체가 기회가 되는 것”이라며 “생각보다 간단한 구조지만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환율 상승 국면에서 ‘환테크’는 이제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대체 투자 방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따라서 당분간 이 흐름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