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아이였는데 “제발 좀 나가줘라”…부모들 ‘비상’

아시아의 경제 성장 속에서도 청년 실업률이 급격히 상승하며 지역 경제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주요 국가에서 청년 실업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이로 인해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전업자녀’ 또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 세계 청년 실업자 절반이 아시아 몰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27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중국, 인도, 방글라데시의 청년 실업률은 지난해 16%에 근접했고, 인도네시아는 13.9%, 말레이시아는 12.5%를 기록했다.

이들 나라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15~24세 청년 인구는 무려 3천만 명에 달한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전 세계 청년 실업자 6천500만 명 중 절반 가까이가 아시아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아시아 지역의 청년 실업률은 미국, 일본, 독일 등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에 비해 훨씬 높은 수준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해 청년층의 5분의 1 이상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정부가 청년 실업률 통계 공개를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중국 젊은 세대들의 대학 진학이 확대되면서, 노동 시장의 수요와 공급 간 불일치가 심화된 것이 높은 실업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취업 안하고 전업자녀 할래요’

대졸자들이 선호하는 사무직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제때 일자리를 찾지 못한 청년들이 ‘전업 자녀’로 전환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직장이 없는 자녀가 부모를 위해 식사 준비와 청소 등을 전담하고, 그 대가로 부모로부터 ‘월급’을 받는 새로운 트렌드가 확산 중이다.

전업 주부와 유사하지만, 전업 자녀는 부모로부터 일정한 금전적 보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에서 간단한 집안일을 도우며 부모에게 용돈을 받는 무직 성인 자녀의 수가 무려 1600만 명에 이른다.

이는 전체 16~25세 인구 1억 5000만 명 중 약 10.6%에 해당하는 규모다.

40세 넘은 전업 자녀, 근무 태만으로 퇴거 조치까지

부모에게 의지하는 자식 세대가 증가하면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부모들이 은퇴 후에도 자녀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노후 준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법정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에서는 70대 어머니가 40대 아들 두 명을 집에서 내보내기 위해 퇴거 소송을 제기했고, 결국 승소했다.

이 아들들은 각각 42세와 40세로, 직업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활비를 부담하지 않았으며, 집안일에도 전혀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처음에는 부모의 부양 의무에 따라 보호받았으나, 40세가 넘은 현재 상황에서는 더 이상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