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일할 나이인데”…9만 8천 명이 ‘폭삭’, 12년 만에 닥친 일

20대 후반 취업 12년래 최악
제조·건설 ‘고용 빙하기’ 지속
경력직 선호에 청년 ‘좌절’
취업자
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오늘도 이력서만 50장을 넣었는데, 연락 한 통 없어요.” 지난달 대학을 졸업한 김 모(27) 씨는 지친 표정으로 말했다.

그의 친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취업 시장 문이 그 어느 때보다 좁아진 탓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이 1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20대 후반(25∼29세) 취업자 수는 242만 명으로, 1년 전보다 무려 9만 8천 명이나 감소했다.

이는 2013년 3분기(-10만 3천 명) 이후 약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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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코로나보다 더 심각한 취업난… 청년들 “포기할 수밖에”

충격적인 점은 이 수치가 코로나19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던 2020년보다도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다.

20대 후반 취업자 수는 2023년 1분기 이후 9분기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감소 폭도 작년 3분기 4만 4천 명, 작년 4분기 6만 2천 명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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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이러한 감소세는 단순한 인구 감소 추세로만 설명할 수 없는 수준이다. 올해 1분기 20대 후반 인구는 6만 9천 명 감소했으나, 취업자는 이보다 훨씬 많은 9만 8천 명이 줄었다.

같은 기간 취업자와 실업자를 포괄하는 경제활동인구는 8만 5천 명 감소했고, 경제활동참가율도 1.0%포인트 하락했다.

“이제는 이력서 내는 것조차 의미가 없다고 느껴요.” 구직 활동을 6개월째 이어가고 있는 박 모(26) 씨는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20대 후반 실업자는 1만 3천 명, 실업률은 0.6%포인트 각각 증가했다. 실업자와 실업률 증가 폭도 전 분기보다 더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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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일자리 찾다 지친 청년들… ‘쉬었음’ 인구 급증

더욱 우려되는 현상은 취업을 포기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일할 곳을 찾지 못한 청년들이 고용 시장에서 아예 밀려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20대 후반에서 취업자도, 구직자도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는 1분기에 1만 6천 명 증가했다.

이 연령대 청년층의 비경제활동인구가 증가한 것은 2021년 1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 나타난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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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특히 눈여겨볼 점은 이들 중 일도, 구직활동도 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가 1만 8천 명가량 늘어났다는 사실이다.

이는 4개 분기 연속 증가세로, 취업을 포기하고 아예 노동시장에서 이탈하는 청년들이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원래는 취업하자마자 독립하려 했는데, 계속 부모님께 손 벌릴 수밖에 없어요.”

취업준비생 이 모(28) 씨는 “친구들 중에는 취업을 포기하고 아예 다른 길을 찾거나 해외로 떠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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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경력 없으면 지원 불가”… 청년들 설 자리 없어

20대 후반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는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감소가 지목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보다 11만 2천 명 줄며 2020년 11월(-11만 3천 명)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을 기록했다. 이는 9개월 연속 감소세다.

건설업 취업자도 작년 동월보다 18만 5천 명 급감하면서 201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로 최대 감소 폭을 나타냈다.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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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여기에 기업들이 신규 채용보다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현상도 청년층의 취업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교육 비용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는 경력직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제학과 교수 정 모 씨는 “신입 사원을 채용해 교육시키는 것보다 이미 경험이 있는 중고신입을 채용하는 것이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신입들이 경력을 쌓을 기회조차 없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인구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기업들의 경력직 선호 현상이 심화하면서 20대 후반 청년들이 비경제활동인구에 머물거나 취업시장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청년들이 적성에 맞는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20대에 첫 직장에 입직할 수 있는 인센티브 구조를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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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 취업 / 출처: 연합뉴스

정부는 이러한 청년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과 기업의 청년 채용 인센티브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제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청년 고용 상황이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취업 준비생들의 한숨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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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이 그렇고 그런 일자리만 있으니… 그 돈씨면 알바 하겟죠..
    누가 미쳤다고 8시에서 7시까지 일하고 9시에 집에 오는
    월 250 따리 일자리를 하겠냐 이거지…

  2. 정부는 뮈하냐 청년실업 심각하다
    적극 지원해라 쓸데없이 정년연장 말하지말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