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도 외식도…”이건 정말 답도 없는 상황” 두손 들었다

집밥도 외식도 포기하는 시대
2년째 이어지는 ‘먹거리 소비’ 절벽
소비자물가
출처 – 뉴스1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날이 늘었어요. 장보기도 부담스럽고, 외식은 엄두도 못 내죠.”

서울 관악구에 사는 김모(35)씨의 한숨 섞인 말에서 요즘 서민들의 팍팍한 살림살이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3년부터 전례 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마트나 시장에서 식재료를 구매하는 ‘집밥’ 수요와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는 ‘외식’ 소비가 동시에 감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경기 악화에 집밥도 외식도 포기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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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이 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음식료품 소매판매지수와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2023년부터 연속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06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러한 현상이 기존의 소비 패턴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먹거리 소비는 한쪽이 줄면 다른 쪽이 늘어나는 보완적 관계를 보여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다. 2020년 사회적 거리두기로 음식점 소비가 16.0% 급감했을 때, 집밥 수요는 오히려 4.6% 급증했다.

하지만 지금은 양쪽 모두 감소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음식료품 소매판매는 2022년 2.5% 감소한 이후 3년째 하락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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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음식점업 생산도 2023년 0.7%, 2024년 1.9% 연속 감소했으며, 하락 폭은 더욱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현상의 주된 원인으로는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지목된다. 2023년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등에 이어, 최근에는 고환율로 인한 수입 원재료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를 자극하고 있다.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는 4.1% 상승해 2023년 12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고, 외식 물가도 3.2% 올라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건설업 침체로 대표되는 경기 하강이 가계 살림을 더욱 옥죄고 있다. 건설업 생산은 최근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올해 1분기에는 무려 20.7% 급감했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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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라고 경고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경기 악화와 고용 불안정으로 저소득층이 필수재 소비마저 줄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가계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 악화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물가안정과 경기회복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당장의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먹거리 소비 절벽이 장기화될 경우, 식품·외식업계 전반의 연쇄적인 타격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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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세계적 비교로도 높은 음식가격 못잡으면 다른 모든것이 따라오르고 ᆢ결국 정권쪽에 영향 갑니다 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