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 어쩌나” 출퇴근 대란 코앞으로… 오늘 밤 운명 갈린다

서울 시내버스 노사협상 결렬
파업 예고일 하루 앞두고도 접점 못 찾아
2년 연속 파업 사태 현실화 우려
시내버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 / 출처: 연합뉴스

“아침에 출근할 때 어떻게 회사를 가야 할지 막막합니다.”

서울에 사는 직장인 김 모 씨(32)의 한숨이 깊어진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서울 시내버스 파업 소식에 출퇴근길이 막막해진 시민들의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27일 서울 시내버스 노사에 따르면 양측은 총 9차례의 본교섭과 지난달 29일 임단협 2차 조정회의가 결렬된 이후 최근까지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밤까지 협상 시한이 남았으나 노사는 교섭 자리를 마련하는 데조차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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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파업 / 출처: 연합뉴스

서울 시내버스 노사, 통상임금 쟁점으로 첨예한 대립

노사 갈등의 핵심은 통상임금 문제다. 사측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따라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고 노조의 인상 요구를 모두 수용할 경우 25%의 임금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며, 임금체계 개편을 주장하고 있다.

준공영제를 운영하는 서울시 역시 인건비 부담이 시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임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통상임금은 노동자의 권리일 뿐 아니라 법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므로 교섭 대상이 아니다”라며 임금 인상률을 우선 협상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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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버스 파업 / 출처: 연합뉴스

준법투쟁 이미 시작… 파업으로 확대될까

이미 서울 시내버스 노조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30일 하루 동안 경고성 준법투쟁을 진행했으며, 연휴 기간인 지난 1일부터 6일까지는 정상 운행했으나 7일 첫차부터 준법투쟁을 재개했다.

준법투쟁은 승객이 자리에 앉은 후에야 버스를 출발하거나 앞서가는 버스를 추월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운행을 지연시키는 전략이다.

이에 대응해 서울시는 출근길 지하철 혼잡 시간대를 10시까지 1시간 늘리고, 열차 투입을 47회 증가시키는 대책을 시행 중이다.

시내버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 / 출처: 연합뉴스

또한 버스 전용 차로에 서울시 직원을 배치해 불필요한 장시간 정차 행위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파업 장기화 땐 시민들 발 묶여 큰 불편 예상

하지만 현재의 준법투쟁이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 경우, 시민들이 감수해야 할 불편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서울에서는 389개 노선에 시내버스 총 7천여 대가 운행 중이다.

노조에는 64개 운수업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번 쟁의행위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교섭 대상은 61개 업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버스들이 멈추게 된다면 매일 이를 이용하는 수많은 시민들의 일상이 마비될 수밖에 없다.

시내버스
서울 시내버스 파업 / 출처: 연합뉴스

특히 우려되는 점은 이번 파업이 지난해와 달리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상임금 문제로 사측과 개별 소송도 진행 중인 만큼, 파업이 시작되면 최소 3일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욱이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이 22개 지역별 산하 버스노조의 임단협 협상 결렬 시 28일 동시 총파업을 예고해, 서울을 넘어 부산, 창원, 울산 등 다른 지역으로 파업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서울시는 파업 시 출퇴근 시간대를 중심으로 지하철 하루 운행을 173회 늘리고 막차 운행 시간을 연장하는 한편, 각 자치구에서는 주요 거점 및 거주지에서 지하철역까지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다.

또한 인천·경기 지역 버스도 파업에 참여할 경우를 대비해 시내 초·중·고등학교와 공공기관 등에 파업 기간 중 등교 및 출근 시간의 1시간 조정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파업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7천여 대의 버스가 멈추는 대규모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시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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