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지역가입자 부담 확대
완충장치 활용 필요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개혁안이 내년부터 현실이 된다. 보험료율은 첫 단계로 9%에서 9.5%로 올라가고, 향후 8년 동안 13%까지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직장인은 회사와 부담을 나누지만 전액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지역가입자에게 이번 조정은 체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소득대체율 상향과 각종 완충 장치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부담의 무게는 달라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9.5%로 첫발…8년간 13%까지 단계 인상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내년 1월부터 국민연금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9.5%로 0.5%포인트 오른다.
이는 올해 3월 국회를 통과한 개편안에 따른 첫 단계 인상으로, 정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이른바 ‘슬로우 스텝’ 방식을 택했다. 2026년 이후에도 매년 0.5%포인트씩 올려 최종적으로 13%에 도달하는 구조다.
이번 개편의 또 다른 축은 연금 수급액을 결정하는 소득대체율 상향이다. 현재 40%인 소득대체율은 43%로 올라간다.
같은 보험료를 내더라도 장기적으로 받을 수 있는 연금의 실질 가치가 높아지는 셈이다. 정부는 “급격한 보험료 인상 대신 장기 분산 인상과 수급액 개선을 병행해 지속 가능성과 노후 보장을 함께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직장인은 반만, 지역가입자는 전액 부담
체감 부담의 온도차는 가입 유형에 따라 갈린다. 회사가 절반을 내주는 직장가입자는 인상분 0.5%포인트 가운데 0.25%포인트만 본인이 추가로 부담한다.
월 소득 300만 원 기준으로 월 보험료는 약 7,500원 늘어나는 수준이다. 커피 몇 잔 값 정도라는 인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자영업자·프리랜서 등 지역가입자는 인상분 전체를 혼자 감당해야 한다. 같은 300만 원 소득 기준으로 매달 약 1만5,000원이 추가로 빠져나가며, 1년이면 18만 원이 된다.
8년 뒤 보험료율이 13%까지 올라갈 경우 부담 격차는 더 벌어진다. 경기 침체와 인건비·임대료 상승에 시달리는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매출은 그대로인데 고정비만 또 늘었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납부예외·지원제도…‘더 받기 위한 저축’ 관점 필요
한편 전문가들은 불가피한 보험료 인상 흐름 속에서 제도적 완충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실직이나 폐업, 매출 급감 등으로 소득이 거의 없어졌다면 일정 기간 보험료 납부를 미룰 수 있는 ‘납부예외’ 제도를 신청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 기간은 가입 기간에서 제외돼 향후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는 만큼, 단기 유동성 위기인지 구조적 위기인지에 따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저소득 지역가입자를 겨냥한 보험료 지원 사업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소득이 일시적으로 끊긴 저소득 지역가입자에 대해 일정 기간 보험료의 절반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진입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공적 노후보장망 안으로 들어오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연금 전문가들은 “이번 개편은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의 전환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봐야 한다”며 “당장의 0.5%포인트 인상만 볼 것이 아니라 물가 연동과 국가 보증을 감안했을 때 장기적으로는 민간 연금보다 안정적인 노후 자산 축적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령화 파도에 맞서 띄운 첫 구조선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특히 취약한 지역가입자를 위한 세밀한 보완책과 홍보가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