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물류망 CJ대한통운이 뚫었다
사우디 중심으로 배송 거점 확대
글로벌 성장이 실적도 견인 중

“한국 제품을 중동 전역으로 당일 배송합니다.”
CJ대한통운이 중동 시장에서 이 같은 자신감을 드러내는 배경에는 사우디의 대표 물류기업과 손잡은 전략적 결정이 있다. 한정된 해외 물류 네트워크로 고민하던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중동 물류 허브 완성… 사우디 GDC와 손잡다
CJ대한통운은 6일 사우디아라비아 물류기업 ‘나켈 익스프레스’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중동 전역에 배송망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30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체결된 이번 협약을 통해 CJ대한통운은 약 5천 개의 배송 지점과 84개 물류 허브를 보유한 나켈과 협력하게 됐다.
나켈은 사우디뿐 아니라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쿠웨이트 등 주요 중동 국가에 배송망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은 CJ대한통운의 사우디 글로벌권역물류센터(GDC)와 맞물려 시너지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 GDC는 하루 1만 5000상자 규모를 처리할 수 있는 풀필먼트 센터로, 중동 지역에서 한국 상품을 당일 혹은 익일 배송이 가능하게 만드는 핵심 거점이다.
CJ대한통운의 이런 글로벌 확장은 단순한 전략이 아닌, 실적으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3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조 1168억 원, 당기순이익은 2683억 원으로 각각 3%, 10.5%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은 계약물류(CL)과 글로벌 사업 부문이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양지환 연구원은 “택배 물량 감소에도 CL과 글로벌 부문이 이를 상쇄했고, 특히 W&D 사업은 기술혁신과 대규모 3PL 수주로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 중”이라고 평가했다.
동남아에 이어 중동… ‘초국경 택배’ 본격화

CJ대한통운은 이번 중동 진출에 앞서 지난달 동남아 물류기업 ‘닌자밴’과도 협력 계약을 맺었다.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6개국에 통관 및 배송망을 갖춘 닌자밴은 K-뷰티와 K-팝 굿즈 수요가 높은 지역에서 한국 제품의 배송을 전담하게 된다.
이를 통해 CJ대한통운은 고객사들이 따로 해외 배송사를 찾을 필요 없이 원스톱으로 물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회사 측은 “역직구 물류의 허브 역할을 자처하며, 향후 물동량 증가에 따라 단가도 낮아질 수 있어 고객사에도 이익”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CL, 이커머스, 택배를 삼각 축으로 삼은 CJ대한통운의 전략은 한국 수출 생태계 전반을 뒷받침하는 기반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