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의 위험한 질주
난폭운전에 시민들 공포
서울의 아침 출근길, 시내버스를 탄 승객들은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한다. 급정거와 급가속이 반복되는 아슬아슬한 운전 속에서 버스는 정류장에 간신히 멈추고, 승객들은 흔들리며 중심을 잡으려 애쓴다.
하지만 시민들의 불만이 늘어가는 와중에도, 버스 기사들은 배차 시간의 압박 속에서 어쩔 수 없다는 하소연을 하고 있다. 그들은 안전 운전과 정시 도착을 동시에 지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버스 기사 박 모 씨는 “노란불이면 웬만하면 건너간다”며 멋쩍게 웃었다. 배차 간격을 지키기 위해 조금이라도 시간을 벌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의 교통 체증과 빈번한 집회는 배차 간격을 더욱 지키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박 씨는 “신호에 걸리면 시간이 순식간에 20분 이상 밀리는데, 그걸 따라잡으려면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 운전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현실적으로 배차 시간을 맞추려면 급하게 운전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서울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시내버스 난폭운전 관련 민원은 739건으로, 전년 대비 10.3% 증가했다. 과속, 급정거 등 난폭운전으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하지만 버스 업계는 정해진 시간 안에 종점까지 도달해야 하는 운행 시스템 탓에 이러한 문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버스 회사는 ‘배차 정시성’이라는 평가 기준에 따라 성과급이 차등 지급되기 때문에 기사들에게 정시 도착을 압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난폭운전의 피해는 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온다. 지난 8월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발생한 80대 여성 사망 사고는 그 대표적인 예다. 버스 기사는 승객이 내리고 있는 도중에 문을 닫지 않고 급출발했으며, 그 결과 피해자는 버스 계단에서 추락해 뒷바퀴에 치여 숨졌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기사는 승객이 완전히 하차했는지 확인하지 않고 출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사건은 시민들 사이에서 큰 충격을 안겨주었고, 버스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켰다.
문제는 이런 사고가 드문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접수된 버스 난폭운전 민원 중 51%가 60대 이상의 고령자 피해로 나타났다. 급정거로 인한 사고가 특히 많으며, 미끄러짐, 넘어짐, 부딪힘 등이 주된 피해 유형이다. 이처럼 안전을 위협하는 운전이 일상화되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버스 기사들 역시 억지로 난폭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호소한다. 정시성 평가가 기사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배차 간격을 지키기 위해 무리한 운전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짧은 휴식 시간도 난폭운전의 원인 중 하나다. 일부 기사들은 배차 간격을 맞추기 위해 3~4시간 동안 연속으로 운전하면서도 휴식 없이 다음 운행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안전보다 시간, 후진적인 대중교통 문화의 문제점
전문가들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배차 정시성과 안전 운전을 동시에 만족시키기란 불가능하다”며 “대중교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의 안전”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출퇴근 시간과 같은 교통 혼잡 시간대에는 배차 간격을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전보다 시간을 중시하는 후진적인 대중교통 문화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선진국에서는 승객이 완전히 자리에 앉거나 하차를 마친 후에야 차량을 출발시키는 것이 일반적이다. 전문가들은 “배차 시간을 준수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승객의 안전임을 사회 전체가 인식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버스 기사들의 휴식 시간을 늘리고, 정시성 관련 평가 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시스템은 기사들에게는 과도한 압박을, 시민들에게는 불안과 불편을 주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그나마 요즈음 신호지키는 버스 많더군요 예전엔 신호지키는버스 한대도없었어요 한대도~~~좋아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