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핑몰에 넘쳐나는 황당 상품들
“최소한의 비즈니스 예의도 없다”

“전 세계에서 이용하는 쇼핑몰인데 이런 상품들을 판매한다니, 정말 믿기 힘드네요.” 한 소비자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발견한 황당한 상품들을 보고 분통을 터뜨렸다.
중국발 온라인 쇼핑몰들이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들 플랫폼에서 판매되는 상품 중 일부가 한국인의 정서를 무시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역사적 비극 모욕한 패션 상품… 5·18 기념재단 판매 중단 요청
12일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지난 8일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얼굴과 ‘THE SOUTH FACE’라는 문구가 적힌 가방 판매 글이 올라왔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판매자는 이 가방을 “창의적인 캔버스 백”이라고 소개하며 약 1만 5천 원에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기념재단은 “일본 욱일기, 독일 하켄크로이츠와 마찬가지로 5·18 민주화운동을 유혈 진압한 전두환의 상품이 유통돼선 안 된다”며 지난 9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에 판매 중단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재단의 적극적인 대응 덕분에 해당 판매 글은 현재 알리에서 삭제되어 더 이상 검색되지 않는 상태다.
태극기는 엉망… 중국 쇼핑몰의 국가 상징물 관리 부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지난 3월 SNS를 통해 공개한 조사에 따르면, 테무에서는 태극기의 건곤감리가 잘못 그려진 티셔츠가 다수 발견됐고, 심지어 일본을 상징하는 벚꽃을 배경으로 한 태극기도 판매 중이었다.
알리익스프레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태극기’를 검색하면 미국 성조기와 영국 유니언 잭이 나오고, 심지어 강아지 담요 등 전혀 관련 없는 제품이 무분별하게 노출됐다.
서 교수는 “테무의 한국인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800만 명, 알리익스프레스는 약 900만 명을 상회한다”며 “타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글로벌 기업이라면 해당국 상징물에 대해서는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라고 강조했다.
짝퉁부터 위험 물품까지… 계속되는 불법 상품 판매 문제

중국 쇼핑몰의 문제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업계 조사에 따르면, 테무는 한국에 진출한 지 1년 8개월이 지났지만 불법·위조 제품에 대한 관리가 여전히 미흡한 상태다.
실제로 남성 의류 카테고리만 둘러봐도 코닥어패럴, 엄브로, 다이나핏 등 유명 브랜드의 로고가 붙은 가품들이 정상 가격의 1/3 수준인 5000원~1만 원에 대거 판매되고 있었다.
더 우려스러운 점은 안전 문제다. 흉기로 사용될 수 있는 도검·석궁, 의료용 나이프 등 위험 물품들도 별다른 제한 없이 판매되고 있었다.
쿠팡이나 네이버 같은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은 KC인증과 엄격한 유해 상품 차단 시스템을 운영하는 반면, 해외 플랫폼들은 이런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는 점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패션협회 관계자는 “중국 플랫폼들은 자체적으로 위조 상품이 통용되지 않도록 정책을 강화하는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정부가 테무와 ‘자율 제품안전협약’을 체결했지만, 수백만 가지에 달하는 상품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저기 보고 사주는 것들이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