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일했더니 300만원 “한국에서 일할래요”…외국인 근로자 몰렸다

외국인 근로자 월급이 최대 300만 원 넘어
베트남 현지 급여의 4배 수준
10명 중 9명 “한국에 더 살고 싶어요”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 출처: 연합뉴스

“베트남에서 한국 오면 월급이 4배라니.”, “한국에 더 머무르고 싶다는 것도 이해되네요.”

높은 임금과 좋은 근로환경을 찾아 한국행을 선택하는 외국인들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에서는 고용허가제 선발 과정에 수만 명이 몰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새벽부터 줄 선 베트남 청년들

지난 6일 하노이의 한 학교에서 열린 한국 고용허가제 한국어 능력시험에 7,900여 명이 몰렸다고 현지 매체 VN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 출처: 연합뉴스

베트남 내무부 산하 해외노동센터에 따르면, 올해 한국에 파견될 약 8천 명을 선발하는 과정에 전국적으로 총 2만 2,800명이 지원했다.

여성 지원자 쩐 티 항씨는 새벽 2시 전에 오토바이를 타고 인근 박장성에서 출발해 수 시간이 걸려 시험장에 도착했다.

현재 육체노동으로 월 약 66만 원을 버는 항씨는 “한국 농촌에 취업하면 수입이 현재의 4배로 늘어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국 임금, 일본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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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근로자 / 출처: 연합뉴스

이처럼 한국행을 향한 베트남 청년들의 열기 이면에는 분명한 경제적 동기가 존재한다.

베트남 외교부 보고서는 한국 내 베트남 노동자의 소득이 월 1,600~2,000달러(약 223만~278만 원) 수준으로, 2위인 일본(1,200~1,500달러)을 제치고 가장 높다고 밝혔다. 임금 격차가 한국행 선호 현상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응우옌 득 땀(31) 씨의 사례는 이러한 경제적 매력을 실제로 보여준다. 베트남 편의점에서 월 41만 원을 벌던 그는 한국에서 하루 9만 원씩 받았다.

6개월간 일한 후 약 713만 원을 모아 귀국한 땀씨는 이미 다시 한국에서 일할 준비를 시작했다. 짧은 기간 동안 본국 수입의 몇 배를 저축할 수 있는 기회는 큰 유인으로 작용한다.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 출처: 연합뉴스

성공 사례가 널리 알려지면서 베트남 당국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해 한국에 취업한 베트남 노동자가 2022년 433명에서 지난해 2,157명으로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현지에서는 중개 수수료 없이 여권·비자·건강검진 비용과 항공료만 내면 되는 이 제도의 인기가 날로 높아지는 추세다.

외국인 근로자 90%가 “월급 200만 원 이상”

이러한 현상은 베트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이민자 체류 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외국인 임금근로자는 95만 6,000명으로 전년대비 8만 3,000명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 출처: 연합뉴스

더 주목할 점은 이들의 소득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전체 외국인 근로자 중 88.3%가 200만 원 이상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300만 원 이상 받는 비율도 37.1%로 전년대비 1.3%p 증가했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단순히 높은 임금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한국 생활에도 만족하고 있다. 조사 결과 84.3%가 한국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3.9%p 상승한 수치다.

소득(58.2%), 직업(72.6%), 주거환경(84.0%) 등 대부분 항목에서 만족도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높은 만족도는 장기 체류 의향으로 이어진다. 체류 기간이 만료된 이후에도 계속 한국에 머물고 싶다는 외국인 비중은 90.4%에 달했다.

외국인 근로자
외국인 근로자 / 출처: 연합뉴스

이들은 체류 기간 연장(61.6%), 영주 자격 취득(16.9%), 체류 자격 변경(11.0%) 등 다양한 방법으로 한국에서의 삶을 이어가길 원한다.

송준행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한국생활에서 어려운 점으로는 외국인과 귀화허가자 모두 ‘어려운 점 없음’이 가장 크고, 그다음으로 언어 문제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언어 장벽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이제 많은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단순한 일자리가 아닌 새로운 삶의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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