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은 오르기만 하는 거 아니었어?”… 심각한 상황에 직장인들 ‘한숨 푹’

일자리 찾는 사람도,
떠나는 사람도 줄었다
경직된 노동시장에 ‘경고등’ 켜진 이유는
연봉
경직된 노동 시장 / 출처 : 연합뉴스

“요즘 사람들 왜 이직도 잘 안 하지?”, “신입도 안 들어오고, 다들 자리를 지키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일자리 시장에 이상기류가 감지됐다. 새로운 일자리에 진입한 사람도, 직장을 옮긴 사람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 시장의 유연성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움직이지 않는 노동시장’에 대한 우려가 점점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진입자·이직자 동반 감소’ 첫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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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노동 시장 / 출처 : 연합뉴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일자리 이동통계’에 따르면 2023년 일자리 신규 진입자는 364만 6천 명으로 전년보다 26만 5천 명 줄었다. 이는 2017년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감소 폭이다.

더욱이 진입자는 2년 연속 줄어들며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직장을 옮긴 이직자도 395만 1천 명으로 16만 8천 명 감소했다.

신규 진입자와 이직자가 동시에 줄어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노동시장의 순환이 멈췄다”는 표현을 쓴다.

일자리에 들어오려는 사람도, 더 나은 조건을 찾아 나서는 사람도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취업을 포기하거나, 기존 자리를 지키려는 심리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2023년 이직한 근로자 10명 중 4명은 오히려 임금이 줄어든 곳으로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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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노동 시장 / 출처 : 연합뉴스

예를 들어 60세 이상 근로자의 41.1%, 50대는 41.7%가 임금을 낮추는 방향으로 이동했다.

임금 상승폭도 제한적이었다. 임금이 오른 사람들 가운데 절반 이상이 50만 원 미만의 인상 폭에 그쳤다. 이직을 해도 급여가 크게 오르지 않는 상황이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기업→중소기업’ 전환도 많아졌다

눈에 띄는 흐름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의 이동이 많았다는 점이다. 대기업 근로자의 56.5%가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겼다.

재취업을 원하는 고령층이 대기업을 떠나 중소기업으로 가는 경우가 많았고, 그 과정에서 임금을 줄이는 선택도 함께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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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노동 시장 / 출처 : 연합뉴스

전체 취업자 수는 소폭 늘어났지만 그 안의 내용은 녹록치 않다. 같은 기업체에 계속 머문 근로자는 증가한 반면, 노동시장 진입이나 이직은 모두 감소했다. 고용이 ‘멈춰 있는’ 듯한 흐름이 통계에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노동시장의 초토화란 말이 과장이 아닌 시대가 왔다. 정부는 현재의 고용 경직성이 기업 활동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노동시장 구조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청년들의 첫 진입마저 줄고 있는 현실에서 단순한 제도 개선만으로는 상황 반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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