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이 한 장에 2500원”… SNS 오픈채팅방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거래’의 실체

SNS로 퍼지는 위조지폐
청소년 가담 늘고, 드라마 소품도 악용
위조지폐
위조 지폐 범죄 확산 / 출처 : 연합뉴스

“요즘은 드라마 찍으려고 만든 가짜 돈도 위험하다니, 이게 무슨 일이야?”

화폐를 위조하는 범죄가 단순히 범죄자의 손에서 시작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 세트장에서 제작된 소품까지도 유통될 위험에 놓이면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위조지폐 제작과 유통의 주체가 10대 청소년 등 젊은 층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SNS를 통한 거래까지 늘어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SNS에서 거래되는 경계 허물어진 ‘가짜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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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지폐 범죄 확산 / 출처 : 뉴스1

과거 위조지폐는 주로 고령층이 전통시장이나 노점에서 사용하던 방식이었다. 하지만 최근 위폐 범죄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SNS 오픈채팅방에서 위조지폐가 거래되고, 대면시간이 짧은 편의점, 주유소, 복권방 등에서 사용되는 사례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심지어 미성년자들이 직접 제조하거나 구매에 나서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경북 구미에서는 5만 원권 위조지폐 3억 7천만 원어치를 SNS로 팔아넘긴 2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조사 결과, 그는 한 장당 2500원에서 3500원 사이에 위폐를 미성년자에게까지 판매했다.

전문가들은 고성능 컬러프린터의 보급과 SNS 채널의 익숙함, 그리고 범죄에 대한 낮은 경각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위조지폐
위조 지폐 범죄 확산 / 출처 : 뉴스1

위조지폐가 범람하는 와중에도, 드라마나 영화에서 쓰이는 소품용 화폐는 한국은행의 엄격한 감독 아래 제작된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총 500억원 상당의 5만원권 소품지폐 100만 장을 사용했으며, 촬영이 끝난 후에는 한국은행 감독 하에 모두 폐기됐다.

그러나 아무리 승인과 관리 절차를 거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존재한다. 과거에는 촬영 중 위폐가 바람에 날려 사라지거나, 방문객이 촬영장을 둘러보다 위폐를 가져가 실제 편의점에서 사용한 사례도 있었다.

이로 인해 단역 배우나 일반인이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가볍게 생각 마세요”…위폐 유통 땐 처벌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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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조 지폐 범죄 확산 / 출처 : 연합뉴스

형법상 위조 화폐를 만든 적이 없더라도, 그 사실을 알고 유통하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SNS 등을 통해 위폐 판매 정보를 접한 경우 즉시 해당 내용을 캡처해 경찰에 신고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위조지폐가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하지 못한 채 호기심이나 금전적 이유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와 교육 당국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화폐는 단순한 거래 수단이 아니라 국가 신뢰의 상징이다. 위조지폐 유통이 늘고 경계심이 약해질수록 사회의 신뢰 기반도 흔들릴 수 있다.

위폐를 식별하고 차단하는 사회적 감시망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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