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월 국내 등록 수입 상용차
중국산 모델이 절반 이상 차지
중국산 상용차가 국내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4년 만에 14배나 증가한 등록 대수는 기존 강자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저렴한 가격과 충분한 성능으로 소비자들에게 선택받고 있다.
중국산 점유율 절반 돌파, 매년 새 기록 경신
지난달 국내 등록된 수입 상용차 가운데 중국산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1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등록된 수입 상용차 659대 중 중국산이 358대(54.3%)로, 올해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점유율도 41.6%로, 중국산의 강세는 이제 트렌드가 아니라 현실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별 중국산 상용차의 영향력 또한 도드라졌다. 140대를 판매한 BYD(비야디)가 수입 상용차 1위에 올랐으며 지리, 신위안, 하이거버스, 동풍소콘 등 5개 브랜드가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저렴한 가격과 무난한 성능을 앞세운 중국 브랜드들이 국내 시장에서 성공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4년 새 14배 성장의 배경
2020년 296대에 불과했던 중국산 상용차 등록 대수는 2021년 569대, 2022년 2276대, 그리고 올해 4215대로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6.2%에서 47.5%로 상승하며 41.3%포인트나 뛰어올랐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국내 상업차 시장의 특성이 이러한 성장을 뒷받침했다. 소상공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용차는 디자인과 기능보다 가격에 민감한데, 중국산 차량은 이러한 요구를 완벽히 충족시켰다.
대표적으로, 지리의 1톤 화물 밴 쎄아는 정부 보조금을 받으면 1500만 원대에 구매 가능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국내 제조사와 정부의 깊어지는 고민
중국산 상용차의 공세는 상용차 시장을 넘어 승용차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BYD는 내년 국내 승용 전기차 출시를 예고하며 시장 진입을 준비 중이다. 업계는 이를 통해 중국산 브랜드들이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제조사들은 대항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전동화 상용 플랫폼 ST1을 출시하며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고, 기아는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차량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산 차량의 저렴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보조금 정책으로 인해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경쟁력을 극대화하고 있다”며 “국내 보조금 정책 등도 이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는 만큼 정책 전반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년 만에 14배 성장이라는 놀라운 수치는 단순히 시장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전략과 정책의 변화를 요구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산 상용차의 무서운 질주는 소비자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한편, 국내 제조사와 정부에게는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다가올 승용차 시장 진출까지 감안한다면, 이제는 단기적인 시장 점유율 방어를 넘어 중장기적인 경쟁력 강화 방안이 필요할 시점이다.
중국에선 보조금못받고
한국은 인심좋게 주고
바보같은 내국인 역차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