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폭스바겐도 제친다”.. 2026년 초 출시 예정인 기아 미스터리 전기차에 시장 ‘술렁’

도심형 전기 SUV ‘EV2’ 전격 공개 예고
슬로바키아 생산… 한국 출시 계획은 없어
폭스바겐 ID. 폴로 정면 겨냥, 유럽 시장 공략

기아가 유럽 전용 도심형 전기차 ‘EV2’를 2026년 초 출시한다.

유럽 전기차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이 차량은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며 약 3만 유로(한화 약 4950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으로 경쟁 모델인 폭스바겐 ‘ID. 폴로’, 시트로엥 ‘e-C3’와 정면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EV2, 슬로바키아서 생산… 한국은 제외

기아 송호성 사장은 영국 매체 오토 익스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EV2가 2026년 초 공식 공개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 공개 시점은 2026년 1분기, 브뤼셀 모터쇼가 유력하다. 생산은 슬로바키아 질리나 공장에서 이루어지며 현재 단종된 기아 ‘씨드’의 생산 라인을 활용한다.

기아는 EV2를 철저히 유럽 시장 전용으로 개발했다. 송 사장은 “EV2는 유럽 전용 모델이며 한국에서는 EV3가 가장 작은 전기차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시장에서는 판매 계획이 없음을 공식화한 셈이다.

EV2는 기아 전기차 라인업 중 가장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유럽 내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현지 생산을 통해 유럽연합의 탄소배출 규제 및 통상 장벽도 동시에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유럽 도심 맞춤형 디자인… 실내는 유연한 공간성 강조

EV2는 기아의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한 SUV 스타일의 콘셉트 모델을 통해 미리 공개된 바 있다.

투박한 클래딩, 굵직한 범퍼 라인, 수직형 주간주행등(Star Map DRL) 등이 특징이며, 양산차에도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역시 도심형 소형 SUV답게 실용성과 공간 활용에 집중했다.

2열 벤치 시트는 슬라이딩, 폴딩 기능을 갖추고 있어 적재 공간과 승차 공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콘셉트 모델 기준으로는 듀얼 디지털 디스플레이, 친환경 소재 마감 등이 포함되어 있다.

한편, 콘셉트 모델에 적용된 리어 힌지 도어(뒤로 열리는 도어)는 양산형에서는 제외될 예정이라고 기아 측은 전했다.

400V 플랫폼 기반, 최대 480km 주행 가능

EV2는 EV3와 동일한 400V 아키텍처 기반의 전기차 플랫폼을 사용한다.

배터리는 약 40kWh 용량의 도심형 엔트리 사양과 58kWh 고용량 옵션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후자의 경우 WLTP 기준 최대 480km 주행 가능 거리도 기대된다.

전력 효율성을 고려한 단일 모터 구동 방식이 적용되며 EV2는 일상적인 출퇴근이나 도심 주행을 주요 사용 시나리오로 삼고 있다. V2L(차량 외부로 전력 공급), V2G(전력망 연계), OTA(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기능도 기본 탑재된다.

기아는 EV2를 통해 브랜드 내 전기차 진입 장벽을 낮추고, 추후 더 작은 ‘EV1’까지 라인업을 확장함으로써 유럽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EV3보다 작고, 가격은 3만 유로부터

EV2는 기아 EV3보다 작지만, 디자인과 기능 측면에서 밀리지 않는 구성을 갖췄다.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 디자인 총괄 부사장은 “콘셉트 모델에서 보여준 디자인 요소 대부분이 양산차에도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판매가는 약 3만 유로부터 시작하며 이는 시트로엥 ‘e-C3’, 폭스바겐 ‘ID. 폴로’ 등과 직접 경쟁하는 가격대이다. 다만, EV3(영국 기준 3만 3천 파운드 이상)보다는 낮은 가격으로 포지셔닝 된다.

브뤼셀 모터쇼 공개 이후 본격적인 유럽 시장 판매는 2026년 상반기로 예상되며, 이를 통해 기아는 유럽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서 새로운 존재감을 드러낼 전망이다.